기존 채무 2조2336억원 조정…기업은행 “부실징후 심화 전 지원 확대”
취약차주 946명에 256억원 채무감면…소상공인 금융상담·서민금융 병행
[소셜밸류=변호인 기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ESG 경영은 실행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릴 정도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에 소셜밸류(SV)는 기업의 ESG 전략과 실천 의지를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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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K기업은행 본사 전경./사진=IBK기업은행 제공 |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 763곳을 대상으로 기존 채무 2조2336억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구조조정 지원 기업 수는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가운데, 부실이 심화되기 전 단계에 적용하는 신속금융지원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기업은행은 일시적인 자금난이 장기 부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지원을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취약차주 채무감면, 소상공인 금융상담 등 재기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신규 자금 공급뿐 아니라 기존 채무의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는 데에도 역량을 투입하는 모습이다.
◇ 신속금융지원 비중 51%서 81%로…구조조정 방식 변화
22일 기업은행이 소셜밸류에 제공한 서면답변과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구조조정 지원 기업은 763곳으로 전년(742곳)보다 21곳 증가했다. 반면 구조조정 대상이 된 기존 채무액은 같은 기간 2조4301억원에서 2조2336억원으로 약 8.1% 감소했다.
지원 방식별로는 신속금융지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24년 381곳이었던 신속금융지원 대상 기업은 지난해 615곳으로 61.4% 늘었다. 전체 구조조정 지원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3%에서 80.6%로 상승했다.
반면 기업의 부실징후가 심화된 단계에서 적용하는 워크아웃 프로그램인 ‘체인지업(Change-Up)’ 지원 기업은 361곳에서 148곳으로 감소했다. 지원 대상 채무액 역시 5603억원에서 2505억원으로 줄었다.
기업은행의 구조조정 체계는 기업의 경영상황에 따라 지원 방식을 구분한다.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겪는 기업에는 은행 단독 또는 다른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신속금융지원을 제공하고, 부실징후가 심화된 기업에는 체인지업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원 내용에는 대출금 상환유예와 금리 조정 등 금융지원뿐 아니라 판로 확대와 사업구조 개선 등 비금융 지원도 포함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신속금융지원 비중이 높아진 배경에 대해 “2025년 부실징후가 심화되기 전 단계에서 대상 기업을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과정에서 신속금융지원의 비중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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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K기업은행의 맞춤형 기업 구조조정 실적./사진=IBK기업은행 제공 |
◇ 간편 구조조정으로 677곳 지원…올해 8월까지 341곳 추가 지원
기업은행은 구조조정 지원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원 대상을 넓히는 방식으로 중소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돕고 있다.
대표적인 제도가 ‘간편 기업구조조정 지원 방안’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이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 677곳의 기존 채무 1조7473억원을 조정했다. 은행 측은 해당 실적이 전체 구조조정 지원 규모인 763곳·2조2336억원에 포함된 수치라고 확인했다.
간편 구조조정 지원은 기업별 경영상황에 맞춰 협약 기간을 조정하고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통상 1년 단위로 운영하던 협약 기간을 필요에 따라 2년 이상으로 늘릴 수 있도록 하고, 이자 일부를 유예한 뒤 분할 상환하는 방식도 마련했다.
지원 대상에는 연체 기업도 포함했으며, 심사 절차와 심의 서식을 간소화해 지원 결정에 걸리는 부담을 줄이도록 했다. 중소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단계와 상환 여건에 따라 지원 조건을 탄력적으로 적용한다는 취지다.
재기 지원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신속금융지원 등 구조조정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 341곳의 기존 채무 1조1838억원을 조정했다.
기업은행은 구조조정 이후의 성과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회신에는 실제로 경영 정상화에 성공한 기업 수나 정상 상환 복귀 비율 등 구체적인 성과 지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 취약차주 256억원 채무감면…소상공인·서민금융으로 지원 확대
기업은행의 재기 지원은 중소기업뿐 아니라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채무자와 소상공인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특별채권 포용금융 프로그램 등을 통해 취약차주 946명의 채무 약 256억원을 감면했다.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른 채무조정도 1146개 계좌, 약 36억원의 채무잔액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채무조정 과정에서는 상환 기간을 연장하거나 채무를 감면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낮추고 있다. 회수가 사실상 어려운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정리하고 관련 연체기록 삭제와 추심 중단 등 채무자의 금융생활 회복을 지원하는 조치도 병행한다.
서민금융 공급도 이어졌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공급한 서민금융 대출은 총 6671억원으로, 이 가운데 새희망홀씨 대출이 3989억원을 차지했다. 새희망홀씨 공급액은 금융감독원이 설정한 목표의 105%에 해당한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담 체계도 확대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전국 563개 영업점에 ‘소상공인 금융애로 상담창구’를 설치하고 자금 조달, 채무조정, 정책금융 활용 등에 관한 상담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운영 첫 4개월 동안 상담을 받은 소상공인은 1713명이다.
별도로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낮추기 위한 총 1조8000억원 규모의 ‘IBK소상공인 경영안정대출’도 출시했다. 기업당 최대 20억원의 운전·시설자금을 지원하고 최대 1.5%포인트의 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지방 소재 소상공인에는 대출 한도를 최대 30억원까지 우대한다.
중소기업의 구조조정 지원에서 개인채무자의 채무감면, 소상공인 상담과 정책금융 공급에 이르기까지 기업은행의 재기 지원은 여러 경로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신속금융지원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은 부실이 심화된 이후의 구조조정뿐 아니라 경영위기 초기 단계의 대응에도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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