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구글” 한마디에 제미나이 라이브...고개 끄덕이면 전화 연결
[소셜밸류=이국열 기자]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 이날 브리핑은 무선 이어폰 사용자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불편에서 시작됐다.
이어폰을 낀 채 지하철 안내방송을 놓치거나, 러닝 중 뒤에서 다가오는 자전거 소리를 듣지 못했던 경험이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답은 ‘귀를 막지 않는 이어폰’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갤럭시 버즈 시리즈 최초의 클립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온(Galaxy Buds On)'의 개발 과정을 기자들에게 처음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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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온 미디어 브리핑에서 남현정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 프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
지난 1일 공개된 버즈 온은 귀에 가볍게 걸쳐 쓰는 방식이다. 귀 안에 밀어 넣는 커널형과 달리 오래 착용해도 답답함이 덜하고, 음악을 들으면서도 주변 소리를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다.
발표를 맡은 남현정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 프로는 “콘텐츠를 즐기면서 주변 소리도 듣고 싶어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며 “버즈 온은 귀를 막지 않고도 편안하게 오디오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 제각각인 귀 모양...해법은 데이터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숙제는 착용감이었다. 클립형 이어폰은 오래 걸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귀 모양이 사람마다 달라 누구에게나 편하고 안정적인 착용감을 주기가 쉽지 않다.
남 프로는 “클립형 이어폰은 오래 착용해도 귀에 부담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 움직임이 많은 상황에서도 귀에 안정적으로 밀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해법을 데이터에서 찾았다. 4D 컴퓨팅 기반 AI 최적화 기술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거쳐, 더 많은 사용자의 귀에 맞는 인체공학적 설계를 구현했다. 배터리, 스피커, 와이어 등 내장 부품의 구조와 배치도 하나하나 다시 검토했다.
귀에 닿는 부분의 접촉 면적과 압력은 고르게 분산했다. 귀 형태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이는 형상기억합금 밴드를 적용해 사람마다 착용감 차이가 적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일상생활은 물론 격한 운동 중에도 흔들림 없이 귀에 밀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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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온’(Galaxy Buds On)/사진=이국열 기자 |
◇ 클립형의 약점 ‘저음’...우퍼 2개로 정면 돌파
또 다른 과제는 소리였다. 무선 이어폰은 고막에서 멀어질수록 저음 표현이 약해지는데, 클립형은 구조상 커널형보다 고막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다.
남 프로는 “클립형 이어폰도 듣는 즐거움이 충분해야 한다”며 “음질은 물론 통화 품질까지 클립형 이어폰이 가진 아쉬움을 하나씩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핵심은 트윈부스트 스피커(TwinBoost Speaker)다. 버즈4 프로가 고음용 평판 트위터와 저음용 우퍼를 하나씩 배치해 원음에 가까운 하이파이 사운드에 집중했다면, 버즈 온은 같은 우퍼 2개를 넣어 저음역대를 강화했다.
주변 소음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음량을 맞추는 자동 음량 조절 기능도 담았다. 소음이 커지면 음량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조용해지면 원래 음량으로 되돌린다.
클립형의 고질적 문제인 소리 새어 나옴을 줄이기 위해 갤럭시 버즈 시리즈 최초로 누음 저감(Audio Leakage Reduction) 기술도 적용했다. 지하철이나 카페 같은 공공장소를 염두에 둔 기능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재생 음량, 귀 모양, 주변 소음에 따라 소리가 일부 새어 나올 수 있고, 조용한 환경에서는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화에는 인텔리전트 클리어 콜(Intelligent Clear Call) 기술이 들어갔다. 마이크 3개, 말할 때 생기는 진동을 감지하는 골전도 기반 진동 센서(VPU), 머신러닝 솔루션을 결합해 사용자 목소리와 배경 소음을 분리한다.
좌우 구분 없이 착용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내장된 가속도 센서가 중력 방향으로 좌우를 감지해, 어느 쪽 귀에 걸어도 자동으로 좌우를 배정한다.
◇ “헤이 구글, 라이브로 대화하자”...손 대신 목소리와 고개로
인공지능(AI) 기능은 ‘손을 쓰기 어려운 순간’에 맞췄다. 갤럭시 AI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연동하면 이어폰만으로 여러 핸즈프리 기능을 쓸 수 있다.
“헤이 구글, 라이브로 대화하자”라고 말하면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가 바로 실행된다. 질문할 때마다 호출어를 다시 부르지 않아도 AI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머리 움직임을 인식하는 헤드 제스처(Head Gestures)도 지원한다. 전화가 오면 고개를 끄덕여 받고, 고개를 가로저어 알람을 끄거나 메시지 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알람 해제·알림 확인은 원 UI 9.0 이상, 일부 앱 한정)
이어폰 뒷면 터치 영역을 길게 누른 채 말하면 바로 녹음되는 퀵 보이스 메모(Quick Voice Memo)도 있다. 녹음한 내용은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빅스비(Bixby)로 검색할 수 있다.
남 프로는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제미나이 라이브를 불러 대화하며 생각을 구체화하거나, 퀵 보이스 메모로 아이디어나 할 일을 바로 기록할 수 있어 생활 속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러닝을 예로 들면 갤럭시 워치로 운동을 기록하면서 “다음 노래”, “볼륨 올려”, “전화 수신” 같은 음성 명령으로 버즈 온을 제어할 수 있다. 달리는 도중 스마트폰을 꺼낼 일이 없다.
갤럭시 버즈 온은 오는 27일 블랙 단일 색상으로 공식 출시된다. 가격은 29만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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