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밸류=이승현 기자] 가상자산을 이용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에도 지급정지와 환급 절차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2026년 10월 1일 시행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은 가상자산을 이전하도록 하거나 가상자산이 저장된 수단을 넘겨받는 행위 등을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사기에 이용된 거래소 계정에 대해서도 지급정지와 피해자산 환급을 진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법무법인 백천 전세철 대표변호사는 이번 개정으로 가상자산이 연루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도 거래소 계정에 남아 있는 자산에 대해 피해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 다만 코인으로 피해를 봤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사건에 지급정지와 환급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사기 수법과 거래 내용, 자산이 이전된 경로에 따라 적용 여부를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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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제공 : 법무법인 백천 |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기 유형도 있다. 재화의 공급이나 용역의 제공을 가장한 행위는 여전히 이 법의 대상이 아니다. 중고물품 거래나 공사계약을 가장한 사기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반면 대출의 제공·알선·중개를 가장한 행위는 포함된다. 가짜 거래소를 통한 피해 역시 명칭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어떤 방식으로 피해자를 속이고 자산을 이전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피해 발생 시점도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정법 부칙은 시행 전에 발생한 가상자산 관련 전기통신금융사기와 그 피해자에게도 관련 규정을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10월 1일 이전에 발생한 피해라고 해서 구제 대상에서 곧바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사기 유형과 계정에 남아 있는 자산 등을 확인해 피해구제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사건에 따라 사기죄와 함께 유사수신행위 해당 여부도 문제 될 수 있다. 2024년 개정된 유사수신행위법은 조달 자금의 범위에 가상자산을 포함했다. 인가·허가나 등록·신고 없이 원금 또는 그 이상의 반환을 약정하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일을 업으로 했다면, 실제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유사수신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사기죄가 성립하고 그 범죄로 인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
가해자의 형사처벌과 실제 피해 회복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 유죄판결이 선고됐다고 피해자산이 자동으로 반환되는 것은 아니다. 특별법상 지급정지·환급 가능성을 확인하는 한편, 사안에 따라 상대방 재산에 대한 가압류 등 보전처분과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피해 회복을 내세운 2차 사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블록체인 분석으로 자산을 찾아주겠다며 선불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수사기관을 사칭해 접근하는 방식이다. 개인키나 지갑 복구에 사용하는 시드 문구를 넘기면 남아 있는 자산까지 탈취될 수 있으므로, 회수를 도와주겠다는 말만 믿고 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거래소를 이용할 때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현황과 거래소의 공식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개인 명의 계좌로 입금을 요구한다면 송금을 멈추고 상대방과 거래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 피해가 발생했다면 경찰과 이용 거래소에 신속히 알리고,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이나 금융감독원 1332 등을 통해 신고·대응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다.
법무법인 백천 전세철 대표변호사는 “피해 내용을 정리할 때는 보낸 곳과 받은 곳의 지갑 주소, 거래별 트랜잭션 해시(TxID), 코인 종류와 수량, 이전 시각, 원화 환산 기준 시점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며 “텔레그램 등 메신저 대화도 삭제될 수 있으므로 피해를 확인한 즉시 보존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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