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100여곳 찾아 1년 반 연구…450회 배합해 완성한 ‘진짜 짜장’
김정수 회장도 ‘짜르르’ 애정…“진정한 짜장면 맛 재현하고 싶었다”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윤기가 흐르는 짜장라면을 한입 먹자 달콤짭짤한 짜장 맛에 깊은 육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우지로 튀겨낸 면은 일반 유탕면보다 고소한 풍미가 짙었고, 큼직한 비프 후레이크는 씹힐 때마다 진한 감칠맛을 더했다.
삼양식품이 ‘불닭’을 이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가운데 과거 삼양라면의 상징이었던 ‘우지’를 다시 꺼내 들었다. 지난해 36년 만에 우지 유탕 방식을 되살린 ‘삼양1963’에 이어 짜장라면 ‘짜르르’까지 제품군을 넓히며 ‘우지 유니버스’를 만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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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서울 중구 삼양라운드스퀘어 사옥에서 열린 삼양식품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이 참석했다./사진=한시은 기자 |
삼양식품은 7일 서울 중구 삼양라운드스퀘어 사옥에서 출시 100일을 맞은 짜장라면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이 깜짝 등장해 짜르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짜르르는 계속 직접 먹어보고 업그레이드하면서 진정한 짜장면의 맛을 라면으로 재현해 소비자들에게 빨리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며 “입안에서 ‘짜르르’하고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 좋다. 저도 계속 맛있게 먹고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100일 만에 1000만개…정체된 짜장라면 시장서 2위
짜르르는 삼양식품이 ‘삼양1963’에 이어 우지를 활용해 선보인 짜장라면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삼양1963은 과거 삼양라면 제조의 핵심이었던 우지 유탕 방식을 36년 만에 되살린 프리미엄 라면이다.
닐슨 기준 지난 8월까지 삼양1963의 누적 매출은 300억원에 육박하며 최근 1년간(2025년 9월~2026년 8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라면 신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미국 H마트와 일본 세븐일레븐 등 해외 시장으로도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
삼양식품은 삼양1963을 시작으로 우지파개장 컵라면과 짜르르까지 제품군을 넓혀왔다. 봉지 국물라면에서 컵라면, 짜장라면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우지 유니버스’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짜르르로 공략에 나선 짜장라면 시장은 최근 성장이 정체된 시장이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국내 비국물 라면 시장은 약 7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짜장라면이 약 40%를 차지한다. 짜장라면 시장만 놓고 보면 약 2600억원 규모지만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오히려 차별화된 제품을 앞세워 정체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 7월 짜르르 출시 당시 올해 매출 100억원 이상과 시장점유율 2위를 목표로 잡았는데, 출시 약 100일 만에 목표 달성을 눈앞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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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서울 중구 삼양라운드스퀘어 사옥에서 열린 삼양식품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최혜영 삼양식품 상품본부장이 제품 소개를 하고 있다./사진=한시은 기자 |
최혜영 삼양식품 상품본부장은 “확실한 차별화와 좋은 제품력이라면 잔잔한 시장에 돌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짜짜로니라는 오래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만큼 짜장라면 카테고리에서 재기를 노렸다”고 말했다.
짜르르는 지난 5일 기준 출시 약 10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넘어섰다. 출시 2개월 만인 지난 8월에는 닐슨 기준 국내 짜장라면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섰다. 짜르르 출시 이후에도 기존 제품인 짜짜로니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신제품이 기존 제품 수요를 잠식하기보다 삼양식품의 짜장라면 매출을 추가로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 맛집 100곳 돌고 450번 배합…‘진짜 짜장’ 구현
이번 신제품은 갓 조리한 짜장면의 맛을 라면으로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제품명 역시 짜장면을 비빌 때 기름기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을 표현한 단어와 짜장라면을 결합해 만들었다.
이병훈 삼양식품 연구소장은 “짜르르는 ‘짜장라면의 기준을 다시 세워보자’는 마음으로 만든 제품”이라며 “개발의 첫 질문은 ‘맛있는 짜장이란 무엇인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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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서울 중구 삼양라운드스퀘어 사옥에서 열린 삼양식품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이병훈 삼양식품 연구소장이 제품 소개를 하고 있다./사진=한시은 기자 |
이를 위해 연구진은 전국 짜장 맛집 100여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각 매장의 레시피와 조리법을 분석했다. 볶음 향과 맛의 농도 등을 토대로 소스 설계 기준을 세우고, 연구실에서 450회가 넘는 배합 실험을 거쳐 약 1년 반 만에 짜장소스를 완성했다. 면 역시 300회 이상의 배합 실험을 통해 두께와 찰기, 소스가 스며드는 정도 등을 조정했다.
소스는 고온에서 로스팅한 춘장에 채소와 소고기, 볶음 향을 더해 짜장 특유의 풍미를 살렸다. 특히 분말 대신 액상 형태를 택했는데, 분말스프는 건조 과정에서 향기 성분이 휘발하고 유지 배합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액상스프가 갓 볶은 짜장의 풍미를 구현하는 데 적합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식물성 유지 대신 우지가 함유된 오일로 면을 튀겨 소고기 특유의 고소한 향과 로스팅 풍미를 더했다.
이 소장은 “면의 풍미가 없으면 아무리 소스의 풍미가 강하더라도 희석될 수밖에 없다”며 “유탕면은 본질적으로 기름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기름 자체를 바꿔야 짜장의 본질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소기름”이라고 설명했다.
조리 방식도 기존 짜장라면과 차이를 뒀다. 일반적으로 면을 삶은 뒤 물을 따라내는 것과 달리, 짜르르는 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졸인 뒤 액상소스를 넣어 비빈다. 면을 끓이는 과정에서 우러난 우지의 풍미를 면수와 함께 그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우지의 고소한 풍미가 녹아든 면수에 짜장소스가 더해지면서 진한 맛을 내고, 큼직한 소고기 후레이크를 넣어 씹는 식감과 육향을 보강했다. 일반 라면의 후레이크가 통상 2~3g 수준인 데 비해 짜르르에는 5g을 넣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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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서울 중구 삼양라운드스퀘어 사옥에서 열린 삼양식품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맛본 ‘짜르르’와 ‘우지파개장./사진=한시은 기자 |
◇ ‘불닭 다음’ 찾는 삼양식품…우지 라인업 해외로 확대
삼양식품은 불닭의 뒤를 이을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로 건면 브랜드 ‘탱글’과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MEP)’ 등을 육성하는 한편,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서는 삼양의 헤리티지인 우지를 또 하나의 브랜드 자산으로 키우고 있다.
삼양1963의 흥행에 이어 우지파개장과 짜르르로 제품군을 넓힌 것도 이 때문이다. 향후에는 우지를 활용한 새로운 맛뿐 아니라 제품 형태까지 다변화해 국내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김희정 삼양식품 상품팀장은 “삼양1963부터 짜르르에 이르기까지 우지를 활용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단발성 신제품 출시를 넘어 우지를 활용한 라인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우지는 삼양식품의 핵심 헤리티지이자 자산”이라며 “이를 살려 향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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