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 [인터뷰] ′모든 시작은 서툴다′ 작가 어니스트 레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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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든 시작은 서툴다' 작가 어니스트 레빗

김미진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4 13: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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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독립출판물을 제작하는 어니스트 레빗입니다. 이름에서도 느껴지시겠지만 성실히 하루를 써 내려가는 창작자가 되고 싶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87년 토끼띠로 래빗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상표등록표 과정에서 레빗으로 올라가게 되어 영문은 Earnest Rabbit 한글은 어니스트 레빗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역시 제목에서 느껴지시겠지만 이렇게 서툽니다."


"뭐 그래도, 나쁘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레빗이라는 표현이 저는 좋게 와닿았거든요. 하지만 창작물에서만큼은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출판 과정상 저 혼자만 정신 차린다고 모든 일이 완벽하게 돌아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제 영역에서는 항상 실수를 줄이고 완벽해지려 노력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시작한 야구라는 스포츠 덕분에 프로야구단에도 입단해보고(물론, 소리 소문 없이 유니폼을 벗기는 했지만) 모든 이들이 꿈꾸는 야구장에서 야구공을 던져봤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 경험 덕분에 특기란에 야구를 적을 수 있어 소소한 행복도 느낍니다."


"많은 사람이 어떻게 그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냐고 물어봐요. 저도 신기하긴 해요. 현재 35살의 나이의 중간쯤 와있는데, 평생을 거쳐 하려고 해도 해보지 못한 일들을 직접 경험하고, 느껴봤으니까요. 직업은 11가지 정도 가져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신문, 우유, 음식 배달부터 옷 가게 판매원, 보육교사, 초등특수교사, 실기교사, 경호원, 철거인, 목수, 조적, 설비, 조경, 촬영 스텝, 하수구 청소 하청업, 프로야구선수, 프로야구팀 매니저, 인테리어 관리 감독, 커피 바리스타 강사 등. 거쳐간 직업이 정말 여러 가지입니다. 물론 이 모든 직업에 많은 시간을 투여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짧게는 3일 길게는 2년까지 각양각색의 직업과 시간을 보내며 깨달은 것은 정말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모든 일이 자신의 역량과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 제공 = 어니스트 레빗]
[사진 제공 = 어니스트 레빗]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언제인가요?


"처음 쓴 책 <어수룩한 삶>은 중학교 때 운동을 하면서 틈틈이 일기를 썼던 내용과 강직성 척추염을 앓았던 고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 (1년 유급)에 적었던 글의 내용을 정리하고 다듬어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우울증도 함께 겪게 되어 혼자인 시간이 많았습니다. 정신과 치료도 함께 병행했던 시기였지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기를 거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이들과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점들이 저를 더 위축되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때의 시간과 생각들이 저를 현재의 자리까지 인도해 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삶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막상 힘들고, 고달픈 시기를 보낼 때는 알지 못하다가 인고의 시간을 잘 버텨내고 어느 정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시기로 넘어가다 보면, 모든 시간이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지잖아요."


"아 그리고, 정말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중학교 1학년 국어선생님 덕분이었습니다. 예체능 특성상 제가 운동을 할 때만 해도 수업을 정상적으로 참석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수업을 참석했다고 해도 졸기 바빴습니다. 선생님들도 어느 정도 용인을 해주셔서 편하게 잘 수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학년 국어 시간만큼은 절대 잘 수 없었습니다. 국어 선생님께서는 '운동선수도 배워야 한다!'라는 신념이 강하셨거든요. 그래서 국어 시간만큼은 늘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수업을 들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글짓기 숙제가 있었는데, 올래는 일반학생의 글을 뽑아 칭찬해 주시는 게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제가 제출한 글을 뽑아서 읽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병행하는 예체능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글쓰기를 해왔다며 반 학생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저를 칭찬해 주시고, 박수까지 받게 해주셨습니다. 아마도 그게 긍정적인 기억으로 자리 잡아 '아 나도 글을 잘 쓸 수 있구나!'라는 자기 암시를 갖게 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제가 운동으로 상을 받았던 경험보다. 그때의 칭찬 경험이 더 좋았습니다. 이런 좋은 기억이 계속해서 글을 쓰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린아이들 앞에서 교육을 진행하거나 강연을 하는 상황이 생기면 되도록 진심이 담긴 따뜻한 칭찬을 하려 노력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잖아요. 근데 요즘 애들은 정말 똑똑해서 객관적이지 않은 칭찬에는 반응도 하지 않습니다. 진심이 담긴 칭찬과 객관적으로 '네가 이렇게 해서 이건 잘한 거야'라고 말을 하지 않으면, 칭찬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를 겪어봐서 그런지 칭찬은 보다 디테일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사진 제공 = 어니스트 레빗]
[사진 제공 = 어니스트 레빗]

'모든 시작은 서툴다'는 어떤 책인가요?


"책 표지에서도 느끼실 수 있겠지만, 완벽하지 못한 한 인간이 사회에 나가 겪으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저의 문장으로 표현한 에세이 단편집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시간과 상황들이 엄마의 뱃속에서 나와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어느 정도 성인이 되면 처음부터 완벽하지 못한 자신의 능력치를 탓하거나 다른 이의 가시 돋친 말들로 인해 주눅 드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 경험들이 <모든 시작은 서툴다.>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다른 이들이 저의 글을 통해 사회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간접 경험하며, 더 좋은 선택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책입니다."


"예전에 한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유병재 씨가 상황극을 연기하는 영상을 봤습니다. 내용은 즉슨 한 회사에 입사 면접을 봤는데 그 면접관이 경력자를 뽑는다는 말에 유병재 씨가 '경력자만 뽑으면 우리 같은 사회 초년생은 경력을 어디서 쌓냐'라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장면이 계속해서 머리에 남았습니다. 모든 이들이 완벽한 것만 찾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완벽해지기까지의 시간을 제공해 주지도 않고, 그러한 환경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대가 변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우리의 정서도 인내보다는 속전속결에 많이 치우쳐진 것도 있죠."


"이런 사회적 현상으로 인한 청소년기 아이들의 충동적인 행동과 영상 매체에만 반응을 보이는 뇌구조의 변화도 걱정이 됩니다. 글을 읽고 생각을 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결과가 빠르게 전개되는 영상으로 인해 생각하는 깊이가 많이 얕아진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더 창의적인 생각과 제 생각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일들을 해내는 청소년들도 있으니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시기 상조라는 생각도 듭니다."


"세대간의 갈등은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지 않아서 생긴 결과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같은 문장도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맥락적으로 봤을 때 해석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오해할 수 있는 매체와 글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그래서 저도 말을 할 때 제가 하려는 말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한 번 더 생각하고, 전달하려 노력합니다. 감정의 역치가 높고, 예민한 요즘 사소한 말실수 하나에도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프로 야구단에 있을 때 위축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성적으로 모든 것을 증명해내야 하는 곳에서 나이와 주변 환경은 중요하지 않았거든요. 운동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열심히 하는 놈이 잘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놈이 열심하는 거다!'라는 것이에요. 이건 변하지 않는 진리인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그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못하면 그게 잘못된 거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무조건적인 노력으로 모든 것을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이에요. 신체적 한계가 존재하기도 하고, 능력치의 편차는 유전적으로 미리 타고난 선수가 있는 것처럼요. 야구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누구나 140km는 던질 수 있다 하지만 150km는 타고나야 한다.' 저는 타고나지도 못했을뿐더러 140km도 던지지 못했지만 정말 열심히 운동했거든요. 하지만 야구선수로서는 성공하지 못했어요."


"물론, 사회에서도 아직 성공하지 못했죠. 하지만 제가 목표로 하는 일들을 이뤄내기 위한 과정은 제대로 밟아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자꾸 야구 이야기로 접목시켜서 죄송한데, 배운 게 야구라서 야구에 빗대어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문장을 정말 좋아해요. 속도는 타고나야 하지만 방향은 제게 주어진 상황에 맞춰 제가 조절할 수 있잖아요. 여기서 중요한 건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겠죠."


"아직 제가 설정한 도착지까지 가보진 못했지만 요즘 살아가면서 제가 가는 방향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생각은 많이 하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삶이라는 게 혼자서만 잘 먹고, 잘 살려고 하면 외롭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결이 같은 사람들과 만나며, 조언도 구하고 더 좋은 선한 영향력을 이뤄내기 위해 합심해서 일을 해내가니까 일도 더 잘 풀리고 몸도 덜 지치는 것 같아요. 함께 뜻을 맞춰 무언인가를 이뤄낼 수 있는 삶이라면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요? 물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합법적인 일들을 통해서요."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함께 사는 세상 모두가 평온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정치적 성향이 한편으로 치우쳐 진건 아니에요. 각자의 삶에서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며, 남과 자신을 비교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부자, 빈자를 나누기보다는 서로의 성향과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가진 사람은 아직 갖지 못한 사람을 무시하지 말고, 아직 갖지 못한 사람은 가진 사람을 색안경 끼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아직 인생을 끝까지 살아보지 못했지만, 인생이라는 게 변수에 연속이잖아요. 정답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못된 답인 경우도 있고요. 시험에서 오답은 틀렸다는 작대기가 그어지지만 인생에서 오답은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내가 오늘 잘못된 답을 적어 오답을 적었더라도 내일 올바른 정답을 찾으려 노력한다면, 언제든 다시 동그라미를 받을 수 있는 게 인생 아닐까요?"


"그렇다고 자기중심적으로만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상대방을 조금 더 생각하고 배려하다 보면, 그 배려가 언젠가 다른 이를 통해 나에게 호의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영화 타짜에도 나오잖아요. '이 바닥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어.' 인생도 이와 같은 것 같아요. 어제까지만 해도 얼굴 붉히고, 언성 높이며 싸우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어디선가 다시 만나서 일을 같이 하기도 해요."


"인과응보(행한 대로 업에 대한 대가를 받는 일) 고사성어처럼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하기 전에 조금 더 상대방을 생각한다면, 주변이 더 평온해 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박식하진 않지만 역지사지(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 사자성어와 인과응보라는 고사 성어를 항상 생각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야구를 보면 9회 말 2아웃에서 극적인 승부가 펼쳐진다고 하잖아요. 이게 더 깊게 들어가 보면 9회 말 2아웃을 잘 잡은 팀도 한 번의 실수와 착오로 경기를 상대방에게 내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잖아요.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만약 내 상황이 9회 말 2아웃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반대로 내가 9회 말 2아웃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집중해서 승리를 지켜내려고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야 패배에서 배우고, 승리에서 기쁨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요."


"끝으로 '운동한 사람은 멍청해, 운동한 사람은 머리가 텅텅 비었어'라는 말을 정말 듣기 싫어 21살 ABC를 처음 외우고, 늦은 나이에 책을 쓰게 되었지만 제 삶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부터 돈이 없어 다른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그들 무리에 섞이지 못했습니다. 고난과 역경이 많은 유년과 청소년 시기를 보냈던 모든 시간들이 지금 생각해 보니 제게 필요한 시간이었으며 만약, 제가 나무였다면 자양분이 되어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게 튼튼한 뿌리를 땅속 깊게 내리게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잘 살고 있으신 분들은 계속해서 잘 사시고, 지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조금 더 힘을 내서 잘 버티시기 바랍니다. 저도 처음에 '힘내!'라는 말을 들으면 되게 성의 없게 들리고, '넌 남의 일이라고 그렇게 말만'한다고 생각했는데, 말에는 힘이 있다고 하잖아요. 흘러가는 말 또는 인사치레로 한 말이라도 내가 그 말을 정말 절실하고, 간절하게 받아들인다면 분명 힘이 되는 상황들이 생겨날 거라 믿습니다. 육체를 지배하는 것은 정신이니까요."


"우리 정말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삶을 함게 공유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주변에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선한 영향력의 이야기가 힘든 사람의 삶에 위로와 용기를 주어 그 사람이 또 다른 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선순환이 주변에 많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함께 사는 세상 모두가 평온하게" 어니스트 레빗은 언제나 여러분들의 성공적인 삶을 응원합니다. 조금 모자라고 어수룩해도 괜찮으니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정진하는 삶이 되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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