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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는 물 들어올 때 노 젓겠다는 강력한 의지 보인 것

김완묵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3 07: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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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담금질이 필요하다는 판단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록히드 마틴과 같은
세계적인 방산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여정의 일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월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IDEX) 2025에 참가해 CTM-290 중거리 유도탄, 대함유도미사일, CTM-290 장거리 유도탄 등 최신 천무 다연장체계 정밀유도 탄종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국내 최대 방위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일부 논란이 있지만 회사가 성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주가가 사상 최고점을 돌파한 시기에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반응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시기에 차입이 아닌 자본금을 늘려 대응을 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수를 이루고 있다는 판단이다. 

 

보통 주주 배정 유상증자는 부정적인 경우와 긍정적인 경우가 있는데, 부정적인 경우라 하면 회사가 영업을 잘 못해 곳간이 텅텅 비어갈 때 외부자금에 손 벌리기도 마땅치 않아 할 수 없이 주주들의 '코 묻은 자금'에 의지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긍정적인 경우라면 영업이 잘돼서 곳간에도 자금이 넉넉해 당장의 회사를 운영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한 단계 도약을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끼어 결국 일반 주주들까지 참여시켜 미래를 대비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번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고 본다. 한화그룹은 2020년대 들어 옛 대우조선해양인 한화오션 인수를 계기로 눈부신 도약의 시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 한화그룹은 뚜렷한 성장동력이 없는 상태서 과감한 의사결정을 통해 지금의 3형제 분할 구조를 완성하고,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의 역량을 집중하는 청사진을 그린 바 있다. 그 그림을 바탕으로 '부실투성이'이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결과적으로 그룹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인수를 성사시켰다. 지금이야 별것 아닌 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당시로서는 그룹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린 결단이었다. 

 

올해 들어 한화그룹이 잘나가는 상황은 2~3년 전에 뿌린 씨앗이 나름 싹을 틔우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싹이 향후 수십 년을 바라보고 성장의 궤도를 그려 나가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담금질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고 이번에 주주 배정 유상증자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즉 현재의 상태(status quo)에 만족하지 않고 변화와 혁신을 끊임없이 추구하면서 글로벌 방산 분야에서 톱10 혹은 톱5 안에 가급적 빨리 들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3년 4월 3일 한화디펜스에 이어 한화방산까지 합병하면서 그룹 방산 3사를 아우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내세운 록히드 마틴과 같은 세계적인 방산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여정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김 부회장은 “우리는 국가대표 기업으로서 대한민국은 물론 자유세계를 수호하는 책임과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한 대체 불가능한 한화그룹을 함께 만들자”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를 중점심사 대상으로 놓고 최대한 빨리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는 증자 규모가 크고, 1999년 이후 첫 유상증자인 점을 고려해 중점심사 대상으로 심사할 계획"이라며 "회사와 적극 소통하며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심사역량을 투입하겠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산업 신규투자를 위한 3조6천억원 규모 유상증자는 한국시장 역사상 제일 큰 규모"라면서 "경제 전체에 활력이 떨어져 있는 가운데,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이 투자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공모 시장에서 조달을 할 수 있어야 기업들 자금 조달이 용이한 것"이라며 "엄청나게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최대한 빨리 심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결정 후 열린 지난 21일 증시는 상당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주로 단기 투자성 개인주주들이 매물을 쏟아낸 것으로 보이는데 '왜 하필 이때~'라는 반응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현금흐름만으로도 충당할 수 있는 투자 규모인데, 주주가치 희석이 따르는 유상증자를 굳이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13.02% 내린 62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한화(-12.53%), 한화시스템(-6.19%), 한화솔루션(-5.78%), 한화오션(-2.27%) 등 한화그룹 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지난해 말 32만원대에서 140% 급등해 지난 18일 78만1천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찍은 바 있다. 1~2년 전 10만원대에서 오르내리던 주가와 비교하면 4~5배 오른 주가인 셈이다. 

 

일단 '투자 방향은 타당하지만, 유증 결정에는 비판적인' 애널리스트들의 논조도 있다. 실제로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결 영업이익 3조5천억원과 이후의 꾸준한 이익으로 투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유상증자를 자금조달 방식으로 택한 것은 아쉽다"며 "투자의견을 보류로 낮추고 현 적정 PER(주가수익비율) 20배를 유지할 만한 대단한 투자가 집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유상증자를 대주주의 도덕적 일탈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유상증자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상존하지만 이 경우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조언이다. 

 

NH투자증권 이재광·정연승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증자 자금 중 1조6천억원은 해외 생산 체제의 강화에 쓰이는데, 유럽·중동·미국 등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생산 거점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타당한 판단"이라며 "호주 조선사의 인수에도 8천억원이 배정되는데, 미국 내 군함 신조 관련해 사업 범위를 확장할 기회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현지화와 인수합병(M&A)은 방위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꼭 가야 할 길"이라며 "이번 투자 결정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유럽 등을 대상으로 잠재 수주를 확보하려는 조처로 목표가 명확하며, 빠르면 올해 중으로 대규모 해외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말하자면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일 회사 측 공시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는 주당 60만5천원에 신주 595만500주(보통주)가 발행돼 기존 주주는 1주당 약 0.1주를 배정받게 된다. 신주 배정일은 4월 24일로 한 달 내외로 각 주주는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담당 임원(전무)은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방법도 있지만, 지금 업황이 그렇게 녹록지 않고, 오히려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이런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주주들께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금감원의 긍정적인 심사를 받아 주주들의 지지와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유상증자를 이뤄 내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방위산업에서 한화그룹이 록히드 마틴으로 가는 길을 앞당기고 구체화된 현실로 구현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탄탄하게 올라서길 희망해 본다.

[저작권자ⓒ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소셜밸류 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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