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첫 PLCC 선보인 현대카드, 업종별 대표 브랜드와 시장 주도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상업자표시신용카드) 운용 전략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PLCC가 포화 상태인 신용카드 시장의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휴면카드를 늘리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PLCC 전략 재편에 나서고 있다. 무분별한 발급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 충성도와 결제 빈도가 높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제휴 전략을 정교화하고 있다. PLCC 발급 경쟁에서 사용 경쟁으로 마케팅 전략 포인트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수익성 압박 속에서도 고객을 잡기 위한 카드사들의 PLCC 경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PLCC는 카드사와 특정 브랜드가 협업해 해당 브랜드 이용 시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브랜드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카드사는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으로 각광받았다. 특히 카드 플레이트에 브랜드 로고나 캐릭터 등 고유한 디자인을 입히면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실물 카드를 제공하고, 이는 브랜드 팬덤을 자극하는 요소로 주목을 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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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주요 카드사 실적/사진=AI 생성(ChatGPT) |
◇ 신용카드사 수익성 둔화 심화…휴면카드도 늘어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8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3602억원으로 전년보다 2308억원, 8.9% 감소했다. 카드대출과 할부카드수수료 수익은 늘었지만 가맹점수수료 수익 감소, 이자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가 실적을 끌어내렸다.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1225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5% 증가했지만, 비용 부담이 더 크게 늘면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주요 카드사에서도 실적 둔화가 확인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47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감소했고, KB국민카드는 3302억원으로 18.0% 줄었다. 삼성카드도 6459억원으로 2.8% 감소했고, 롯데카드는 814억원으로 39.9% 급감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3503억원으로 10.7% 증가하며 대형 카드사 중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휴면카드 증가도 카드업계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발급 신용카드 중 휴면카드 비중은 2022년 11.5%, 2023년 12.8%, 2024년 13.9%, 2025년 14.9%로 매년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신용카드 약 1억3700만장 가운데 1700만장 이상이 1년간 사용되지 않은 카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PLCC 발급은 빠르게 늘었다. 8개 전업카드사의 PLCC 발급량은 2020년 172만장에서 2024년 316만4639장으로 증가했고, 2025년에는 상반기에만 186만5751장이 발급됐다.
PLCC는 신용카드사의 돌파구로 작용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 이같은 수치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신용카드사 입장에서 적립, 캐시백, 모집비, 제휴 마케팅 비용이 함께 발생한다. 발급 이후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휴면카드가 늘고, 제작·배송·프로모션 비용만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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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넥슨 현대카드 Edition2와 신한카드의 메르세데스-벤츠 신한카드/사진=각사 제공 |
◇ PLCC 경쟁은 '현재진행형'…발급경쟁서 사용경쟁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사들의 PLCC 경쟁은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성공 사례가 만들어내며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국민카드와 쿠팡이 손잡은 ‘쿠팡 와우카드’는 2023년 10월 출시된 뒤 약 2년 만인 2025년 9월 발급 200만장을 돌파했다. 쿠팡·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이용 빈도가 높은 생활 플랫폼과 카드 혜택이 결합되면서 고객 접점을 넓힌 사례로 꼽힌다.
현대카드도 PLCC 시장의 대표 사업자로 꼽힌다. 현대카드는 2015년 국내 최초 PLCC인 ‘이마트 e카드’를 출시한 이후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코스트코, 네이버, 올리브영 등 업종별 대표 브랜드와 제휴를 넓혀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PLCC 시장에 대해 “모든 카드사가 PLCC 시장에 참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둔화됐다고 표현하기는 어렵다”며 “현대카드는 이미 여러 업종의 대표 파트너와 협업하고 있어 신규 파트너사를 무조건 늘리기보다는 기존 파트너십을 더 깊이 운영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올해 1월 ‘넥슨 현대카드 에디션2’를 출시한 뒤, 3월 26일부터 7월 9일까지 ‘넥슨팩’과 ‘마비노기 모바일팩’ 대상 혜택 페스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넥슨 현대카드 에디션2는 넥슨 게임 이용자를 겨냥한 범용 상품인 ‘넥슨팩’과 ‘마비노기 모바일’ 이용자에 특화한 ‘마비노기 모바일팩’으로 구성됐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PLCC는 하나의 카드 상품으로 계속 고정돼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객 이용 패턴과 브랜드 전략에 맞춰 새로운 혜택을 담은 에디션 상품을 다시 출시하면서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넥슨과의 협업은 게임 이용자가 브랜드 충성도와 이용 빈도가 높은 고객층이라는 점에 주목했으며, 유저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도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PLCC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4월 ‘더한섬 신한카드’와 ‘메르세데스-벤츠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패션과 수입차 등 충성 고객층이 뚜렷한 브랜드와 손잡고 소비 여력이 높은 고객군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올 상반기 더한섬,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PLCC를 출시하며 고객 저변을 확대했다”며 “하반기에도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사와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혜택과 브랜드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카드사들의 PLCC 전략은 ‘많이 발급하는 경쟁’에서 ‘계속 쓰게 만드는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휴면카드 증가와 순익 감소는 카드업계에 부담이지만, 결제 빈도가 높고 고객 충성도가 강한 브랜드, 데이터 활용 가치가 큰 파트너를 중심으로 고객을 묶어두는 방식으로 전략이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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