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는 ‘홀세일 푸드마켓’·소매는 ‘그로서리 특화 매장’
기존 리뉴얼 점포 매출 18%·방문객 64% 증가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에서 도매점은 가격 경쟁력과 K푸드 콘텐츠를 결합한 ‘홀세일 푸드마켓’으로, 소매점은 신선식품과 먹거리를 강화한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개편한다. 점포가 위치한 상권과 고객층에 따라 도매와 소매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현지 유통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31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끌라빠가딩점의 도매·소매 매장을 전면 개편해 재단장 오픈했다. 지난 7월 소매점인 쁘라무까점과 도매점인 세랑점을 새롭게 선보인 데 이어 두 달 동안 3개 점포의 리뉴얼을 완료했다.
| ▲ 인니 끌라빠가딩점 재단장 계산대.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롯데마트 끌라빠가딩점 계산대에 고객들이 줄지어 서있다./사진=롯데마트 제공 |
끌라빠가딩점은 도매점과 소매점이 한 건물 같은 층에서 운영되는 복합 매장이다. 2011년 문을 연 이후 15년 만에 전면적인 재단장을 진행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도매 매장은 ‘홀세일 푸드마켓’, 소매 매장은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각각 재구성했다.
◇ 도매 정체성 살린 ‘홀세일 푸드마켓’…상권별 역할 구분
롯데마트가 새롭게 도입한 홀세일 푸드마켓은 자영업자와 대용량 장보기 고객을 대상으로 도매 상품과 K푸드 즉석조리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는 매장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하이브리드’라는 명칭이 도매와 소매가 결합된 구조만 보여줄 뿐, 도매점의 가격 경쟁력과 정체성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명칭을 변경했다.
일반적인 창고형 도매점이 대용량 신선·가공식품 판매에 집중한다면 홀세일 푸드마켓은 도매 가격 경쟁력에 즉석조리 매장인 ‘요리하다 키친’ 등 K푸드 콘텐츠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장보기뿐 아니라 현장에서 음식을 구매해 먹을 수 있도록 구성해 일반 소비자와 외식업 사업자의 체류 시간을 함께 늘린다는 구상이다.
반면 그로서리 특화 매장은 인근 주거지 소비자의 일상적인 장보기에 초점을 맞춘 소매점이다.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비중을 높이고 상권 수요에 맞는 전문 매장을 배치해 기존 대형마트와 차별화한다.
◇ 도·소매 접점에 ‘K밀솔루션’…한식 먹거리 100여종 배치
끌라빠가딩점은 반경 5㎞ 안에 약 100만명의 중상류층 인구가 거주하는 자카르타의 대표적인 주거·외식 상권에 자리 잡고 있다. 수십 년 된 노포와 글로벌 레스토랑이 밀집해 ‘자카르타의 미식 천국’으로도 불린다.
롯데마트는 이 같은 상권 특성을 반영해 전체 7600㎡ 규모 매장 가운데 소매점 면적의 90%를 신선식품과 먹거리로 채웠다. 도매점과 소매점이 맞닿는 중심부에는 K푸드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843㎡ 규모의 ‘K밀솔루션’ 구역을 전진 배치했다.
| ▲ 인니 끌라빠가딩점 재단장 신선식품 코너.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롯데마트 끌라빠가딩점 '신선식품' 코너에 고객들이 신선식품을 구경하고 있다./사진=롯데마트 제공 |
K밀솔루션에는 요리하다 키친을 중심으로 카페·베이커리 브랜드 ‘코페아 카페앤베이커리’, 자체 베이커리 ‘풍미소’, 피자 전문점 ‘치즈앤도우’ 등을 모았다. 요리하다 키친에서는 김밥과 떡볶이, 닭강정 등 K푸드 메뉴 비중을 20%까지 높여 총 100여종의 한식 먹거리를 판매한다.
한식 분식 코너 ‘리틀명동’과 현지식 코너 ‘나시나시’ 등 7개 전문 조리 코너와 144석 규모의 취식 공간도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일반 장보기 고객뿐 아니라 도매 상품을 구매하는 외식업 사업자까지 K푸드 공간으로 유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소매점은 기존보다 신선식품 코너 면적을 약 30% 확대하고 매장 입구 전면에 배치했다. 유기농 채소와 수입 과일, 연어 등 프리미엄 상품 구색을 강화하는 한편 한국 라면을 비롯한 면류 180여종을 모은 ‘누들존’과 주류 전문 공간 ‘비어벙커’도 조성했다.
도매점은 고객 유형에 따라 상품 구성을 세분화했다. 외식업 사업자를 위한 ‘호레카(HORECA·호텔·레스토랑·카페)’존에서는 대용량 식자재와 테이크아웃용 일회용품을 판매한다. 인근 소매상 수요를 겨냥해 일상 필수품을 소포장한 ‘사셰’ 상품을 모은 50m 길이의 전용 판매구역도 운영한다.
◇ 리뉴얼 효과 확인…도매점 객수 3배·소매점 43% 증가
이번 점포 재편은 기존 리뉴얼 매장에서 매출과 방문객 증가 효과가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롯데마트가 2024년 1월 간다리아시티점을 첫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선보인 이후 인도네시아 도·소매점을 순차적으로 개편한 결과, 리뉴얼 점포의 매출은 이전 같은 기간보다 18%, 방문객 수는 64% 증가했다.
특히 도매점은 홀세일 푸드마켓으로 전환한 이후 매출이 23% 늘고 방문객 수는 3배로 증가했다. 지난 7월 재단장한 세랑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 방문객 수는 3.1배 늘었다. 세랑점의 K밀솔루션 매출은 개편 전보다 6배 증가했으며 방문객 2명 중 1명이 해당 공간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전환한 소매점 4곳도 이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방문객 수가 각각 16%, 43%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요리하다 키친을 갖춘 간다리아시티점은 올해 방문객 수가 전년보다 14% 늘었고, 지난달 재단장한 쁘라무까점은 매출과 방문객 수가 각각 10%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앞으로 자영업자가 밀집했거나 광역 수요를 흡수하는 도매점은 홀세일 푸드마켓으로 전환하고, 주거 밀착형 상권의 소매점은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모든 점포에 동일한 모델을 적용하기보다 배후 수요와 고객 구성에 따라 리뉴얼 방향을 결정한다.
인도네시아는 1만2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대도시에는 현대적인 소매업태가 발달한 반면 외곽 지역은 물류 인프라 제약으로 소규모 소매상 중심의 도매 유통 구조가 형성돼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국내 유통기업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으며 현재 교통 거점 중심의 도매점 36곳과 대도시 중심의 소매점 11곳을 운영하고 있다.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인도네시아는 롯데마트 해외 사업의 핵심 축이자 성장 동력”이라며 “끌라빠가딩점은 소매의 그로서리 혁신과 도매의 홀세일 푸드마켓 강점을 집약한 복합 매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별화된 K푸드와 고객 맞춤형 쇼핑 환경을 앞세워 인도네시아 리테일 경쟁력을 확고히 다지고 동남아 사업 성장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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