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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일으켜 세우는 성찰 일기

김미진 기자 / 기사승인 : 2020-03-31 1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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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이기 이전에] 저자 안리타

책 소개



<우리가 우리이기 이전에>는 안리타 작가의 단상집이다.


책은 관계 속에서 '내가 나를 일으켜 세우는' 성찰 일기에 가깝다. 우리가 우리라고 말하기 이전에, 상대를 안다고 믿기 전에 자신을 먼저 알아야 했다. 상처가 또 다른 상처를 만들기 전에, 그리하여 저마다 스스로 재생할 수 있는 마음을 길러내야 했다.


작가는 말한다.


"인간 사회 속에서, 고단함이 밀려들 때, 어려움에 봉착할 때, 혼자 남은 시간 속에서 문득 외롭다 느낄 때, 제가 혼자 단련했던 마음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타인의 아픔과 힘듦을 감히 알 수도, 위로할 수도 없지만, 아무도 당신을 위로해 주지 않는 어떤 날에는 이 문장들이 부디 곁에서 고요하며 강한 힘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안리타 작가의 단상집 <우리가 우리이기 이전에>는 심적으로 외롭고 쓸쓸한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출처: 연지책방
출처: 연지책방


저자 소개



저자: 안리타





목차



총 192페이지





본문



모든 것이 모든 것이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이어서 한다. 그러니까 생각이 생각이기 이전에, 슬픔이 슬픔이기 이전에, 아마도 그 이전에야말로 진짜 마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다.



그러니까 마음이 아프기 이전에, 마음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고백을 하기 이전에, 함께 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 우리가 우리이기 이전에, 그러기 위해서 나는 나의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를 몰랐던 거기서 다시 모르는 사람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관계 속에서 내가 나를 일으켜 세우는 성찰 일기와 가깝다. 우리가 우리라고 말하기 이전에, 저마다 스스로 재생할 수 있는 마음을 길러내야 했다. 그리하여 마음은 단단하게 하는 나만의 매뉴얼을 기록해 나가야 했다.



혼자 남은 시간 속에서, 인간 사회 속에서 어려움에 봉착할 때, 문득 외롭다 느낄 때, 혼자 견뎌온 마음을 당신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내가 당신의 아픔과 힘듦을 감히 알 수도, 위로할 수도 없지만,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는 어떤 날에는 이 문장들이 부디 곁에서 고요한 힘이 되어줄 수 있었으면 한다.



- '우리가 우리이기 이전에' 중에서 -




상냥한 미소와 인사, 그리고 때로는 퉁명스러운 지나가는 이들의 어투, 웃으며 환멸하는 얼굴들.



자꾸만 표정 밖에 것들이 보입니다. 확신과 믿음으로 현혹하는 그 내면의 나약과 기만을, 거짓 웃음 뒤에 숨어있는 어둠과 그림자, 또는 강인한 눈동자 뒷면의 불안과 고독,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인간들 속에서 끔찍하게 이것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진실이라 호소하고 믿는 세계의 이면에 정반대의 모습으로 발현하는 불편한 진실을, 나는 매 순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들킬 일 없습니다. 내 표정 역시도 내면을 감추는 데 유리합니다. 아무도 내면을 기웃거리지 않아서 여긴 안전합니다. 아무도 이 세계를 의심하는 자 없습니다.



당신의 당신은 안녕한가요, 우리는 왜 저다마 다다른 괴물을 숨기고만 있는 걸까요. 아니 모르는 채로 자신조차 자신을 알지 못한 채로 우리가 관련된다는 것, 서로를 갈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미래인가요.



나는 이제 당신을 조금 반대의 방식으로 만날 것입니다.



- '인간의 이면을 바라본다' 중에서 -




자연으로 치면 식물성이 강해 예민하고 연약한 나는 마음이라곤 없는 어떤 장소에 가면 그렇게 감정적 타살감을 느끼곤 했다. 그러나 억울하다고 타자에게 내 마음을 토로할 수도, 그렇다고 연약함에 스스로 상처받거나 타자에게 내 마음을 납득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강자가 이 생태계를 독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태이므로, 인간도 이 자연의 일부이므로, 당연한 현상인 것이다.



나는 자주 넘어질 의향이 있다. 때때로 지치고 심약해진 날이면 어떤 사람들은 내가 자신들 앞에서 처참하게 무너지기를 바랐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자들 앞에서 절대 넘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은 없다.


상처 줄 수 있는 자는 타인이 아니니까.


오로지 나 자신만이


상처를 주고받을 수 있으므로.



그러나 아프다는 생각이 아픈 것이지


내가 아픈 게 아니다.



힘들다. 라는 말도 오류다.


힘들다는 내 생각만이 나를 힘들게 함으로.



- '그러나, 잡초는 강하다' 중에서 -




참는 사람의 업무는 오로지 참아내는 것이고


뱉는 사람의 습성은 오로지 뱉어내는 것이다.


참고 참았다.



내면을 말할 곳 없어 앓았다.


말할 곳이 없어 앓았다는 것은


넋 놓고 말할 사람이 없다는 말이고


그냥 앓는 체질이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살아야 하는 체질이기 때문이다.



어둠 속에서 한 마디의 위로를 찾아 헤매었다.


내가 흔들리면 내 주변의 모든 것이 흔들린다는 것.


밤하늘의 별빛과 공기마저도


삶의 소중한 모든 순간 그리고 기억과 온도마저도


나의 이 사각지대마저도, 다 흔들린다는 것.



자주 실체 없는 마음에 휘청이기도 했다.


그렇게 침묵하는 밤은 외롭다.



때때로 맘 약해지고 넘어지더라도


마음을 다하는 일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 앞에서 자주 무릎을 굽힐지라도


마음을 계속 살아갈 것이다.



그것만이 내가 가진 유일한 무기이니까.



- '마음을 다할 것이다' 중에서 -




모함과 이간질, 타성과 동조, 주인공은 없고, 확대되어 떠돌아다니는 소문과 편견이 이따금씩 누군가의 명찰을 대신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타고 돌곤 한다. 한 사람을 무너뜨리는 일은 아주 간단하고도 비밀스럽게 진행된다. 어쩌면 가해자보다도 더 잔인한 사람은 사건을 타인에게 전파하는 사람들이고 그보다 더 잔인한 사람들은 그 소문을 믿는 사람들이었다.



때로는 항설을 전해 듣는다거나 곤경에 빠뜨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일수록 나는 덤덤히 내 일을 해야 했다. 소문은 멀리 나아가는 듯하지만, 결코 시간을 이기지는 못한다. 요란한 사건들도 다른 사건을 찾아 곧 잠잠해질 것이다. 사람의 언사가 결코 행동을 이기지는 못하는 법이다. 소란이 침묵을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다.



무너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동요되지 않고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것.



누군가가 너에게 해악을 끼치거든 앙갚음하려 들지 말고 강가에 고요히 앉아 강물을 바라보아라.


그럼 머지않아 그의 시체가 떠내려올 것이다.



『도덕경』 중에서



그러니까 어떤 파문 앞에서 자신에게 이렇게 명령할 것.


잠시 이 몸을 밟고 지나가라, 감사하게도 곧 곁에는 떠나갈 사람들과 남는 사람들이 아주 잘 보일 것이니.



- '소문에 관해서' 중에서 -




상처를 받는다는 건 누군가가 내게 귀했던 까닭이고 내게 귀한 사람들은 상처를 줄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상처라는 단어가 무용해질 만큼 나를 단련시켜야 했다.


하나 남은 자존심이라고 하면 오로지 내가 나에게만큼은 상처가 스며들도록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


어쩌면 그것만을 지키기 위해 사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기록들은 간혹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 준다. 힘들 때마다 생각한다. 또 오셨구나. 오세요. 실컷 흔들어보세요. 내가 그렇게 쉽게 흔들릴 줄 아나.



모든 상처는 사실, 이 인생에 꼭 한번 스치고 가야 할 과제라서 그 숱한 상처들이 나를 단단하게 했구나 싶었다.



남들이 다 받는 그 흔한 상처 나도 잘 받지만, 상처는 모두가 받을 수 있지만, 중요한 사실 하나는 상처를 이겨내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사실, 그 앞에서 나는 그 흔한 아무나는 되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


어떤 이름의 비수가 마음을 겨눈다고 해도 이제 상처가 더이상 나에게 큰 의미로 작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늘 나의 명령을 기다리고자 한다.



스스로에게 만큼은 흔한 사람 되고 싶지 않아서 늘 어려운 길을 택한다. 그러나 어려운 길을 가 보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니 나에게 만큼은 늘 대견하다 말해주고 싶었다.



- '상처에 관해서' 중에서 -



[저작권자ⓒ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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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밸류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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