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최대 1조1212억 패키지 계약…LS는 2309억원 배전설비
현지 생산능력 확충…변압기 넘어 배전·차단기까지 공급 범위 확대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K-전력기기 3사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이 커지면서 사상 최고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전력기기 3사는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K-전력기기, 6월 말 현재 수주잔고 43조…합산 영업익도 15.5%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전력기기 3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은 올해 미국 빅테크를 상대로 초고압변압기와 배전기기, 고압 배전시스템 등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 수주를 잇달아 확보했다.
이같은 흐름은 전력기기 3사의 실적 지표에서 확인된다.
전력기기 3사의 수주 잔고는 2121년 말 5조7000억원에서 올 6월 말 43조원으로 5년이 채 안돼 7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추세면 올해 중 수주잔고가 5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사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돼 합산 영업이익률은 2021년 2.6%에서 2025년 16.1%로 높아졌고, 올해 상반기에도 15.5%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K-전력기기가 이처럼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붐 때문이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설비규모는 2025년 52GW에서 2030년 약 100GW로 커질 전망이다. 이로 인한 미국 송배전 투자의 핵심 주체인 투자자소유 전력회사(IOU)의 자본적 지출은 2016년 1125억달러에서 2026년 약 2390억달러로 확대되고,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약 1.4조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흐름은 당장 한국의 대미 전력기기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4.1% 증가했다. 전체 전력기기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0.9%에서 29.7%로 확대됐다.
K-전력기기 3사는 지금이 성장의 적기로 보고 미국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배전기기를 묶은 패키지 공급을 강화하고 있고, 효성중공업은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등으로 현지 생산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내부 배전설비를 중심으로 빅테크 수주를 늘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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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 ELECTRIC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초고압변압기와 배전기기 등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이미지=AI 생성(ChatGPT) |
◇HD현대일렉트릭, 빅테크와 1조 패키지 계약…미국 생산능력 확대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7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최대 1조1212억원 규모의 배전기기·전력기기 장기 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배전기기 5539억원, 전력기기 5673억원이다. 제품은 북미에 건설되는 데이터센터에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이번 계약은 초고압변압기 한 제품에 머물지 않고 배전기기까지 묶어 공급하는 패키지 방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 회사의 2분기 신규 수주는 14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4.6% 증가했고, 수주잔고는 84억9000만달러로 29.6%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 부문 신규 수주 가운데 데이터센터 비중이 지난해 1.8%에서 올해 6.3% 수준으로 높아졌다. 데이터센터가 기존 전력회사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 이어 새로운 주요 수요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까다로운 데이터센터 품질 기준을 충족하며, HD현대일렉트릭의 배전기기와 전력기기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군을 아우르는 고객 맞춤형 패키지 공급을 확대하며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의 입지를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생산능력을 확대해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앨라배마 북미 생산법인에 약 2억달러를 투자해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765kV급 초고압변압기 생산·시험설비를 구축해 현지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50% 확대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 이달 빅테크서 3865억 수주…조현준 "60년만의 슈퍼사이클"
효성중공업은 지난 15일 미국 빅테크 2곳과 총 3865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200억원 규모의 765킬로볼트(kV) 초고압변압기와 1665억원 규모의 345kV 초고압변압기로, 미국 남부와 북부에 새로 건설되는 AI 데이터센터에 공급된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약 9조3000억원을 신규 수주해 연간 목표 12조원의 약 78%를 채웠다. 2분기 말 중공업 부문 수주잔고는 약 17조5000억원, 영업이익률은 20.2%를 기록했다.
효성중공업 역시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2028년까지 1억57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생산능력을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또 회사는 북미 에너지 인프라 업체 콴타와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초고압차단기 현지 생산도 추진하고 있다. 변압기에서 차단기와 전력 안정화 설비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는 전략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난 15일 “AI 시대를 맞아 전력 인프라 수요가 폭발하며 60년 만의 슈퍼사이클이 왔다”며 “변압기, 차단기는 물론 HVDC·스태콤·ESS 등 전력 안정화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경쟁력을 기반으로 효성중공업을 5년 안에 글로벌 톱3로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 배전설비 주문 두 배…데이터센터 내부까지
LS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전력을 분배하고 제어하는 배전 분야를 중심으로 빅테크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달 북미 빅테크 기업과 AI 데이터센터 전력설비 공급계약 규모를 2309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난 6월 1064억원 규모로 계약한 38kV급 고압 배전시스템의 공급 물량이 늘면서 계약 금액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앞서 지난 5월에도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약 7000만달러 규모의 배전기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진공차단기(VCB) 등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 공급과 제어에 필요한 설비가 포함됐다.
같은 달 미국 데이터센터 마이크로그리드에도 6400만달러 규모의 고압 배전반 공급계약을 확보하면서 북미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를 이어갔다.
이 회사는 2분기에만 2조1000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해 7조원의 수주잔고를 기록 중이다. 올 2분기 매출은 1조5770억원, 영업이익은 17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2%, 64.4% 증가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빅테크 고객들과 구축한 신뢰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추가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기술력과 공급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 인프라 구축 파트너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올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이달 KT클라우드와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맺었다. 초고압변압기와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수배전반 등 데이터센터 핵심 전력기기 공급과 모듈형 데이터센터 관련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
미국에서는 유타 생산법인과 텍사스 배스트럽 캠퍼스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공급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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