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밸류=소민영 기자]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제품명을 ‘에페(EPPE)’로 확정하고 연내 출시 채비에 나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제품명을 ‘에페(EPPE)’로 확정하고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심사가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에페는 연구개발부터 임상시험, 생산과 상용화까지 국내 기업이 주도한 첫 GLP-1 계열 비만 신약으로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에페는 성분명인 에페글레나타이드에서 따온 제품명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약효 지속성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주 1회 투여 방식의 GLP-1 수용체 작용제다.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을 돕는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단순한 체중 감량 제품이 아닌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신장질환을 포괄하는 대사질환 치료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메트포르민 및 SGLT-2 억제제와 병용하는 국내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다. 오토인젝터와 프리필드시린지 등 투여 편의성을 높인 제형 개발도 추진 중이다.
에페는 지난해 11월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인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 품목으로 지정됐다. 신청 대상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나, BMI가 27㎏/㎡ 이상이면서 고혈압·이상지질혈증·수면무호흡증 등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성인 과체중 환자다. 한미약품은 허가가 이뤄지는 대로 올해 4분기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출시 첫해 매출 목표는 1000억원 수준으로 잡았다.
올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에페의 허가와 출시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현재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한국릴리의 ‘마운자로’가 주도하고 있다. 위고비는 GLP-1에 작용하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며, 마운자로는 GIP와 GLP-1에 동시에 작용하는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이다. 두 제품 모두 주 1회 투여하는 전문의약품이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임상 3상 결과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은 40주차에 위약군 대비 평균 9.75%의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전체 투여 환자의 79.42%가 체중을 5% 이상 감량했으며, 49.46%는 10% 이상, 19.86%는 15%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 마운자로 처방 150만 건
에페가 진입할 국내 시장은 GLP-1 비만치료제의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 자료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2025년 8월 국내 출시 이후 올해 5월까지 10개월 동안 150만1천161건 처방됐다. 출시 첫 달 1만8천579건이었던 월 처방 건수는 올해 5월 27만3천140건으로 약 14.7배 증가했다.
마운자로의 누적 처방 가운데 52.9%인 79만4천781건은 20∼30대에 집중됐다. 30대가 36.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40대 27.1%, 20대 16.9%, 50대 14.6% 순이었다. 10대 처방도 올해 1월 1천739건에서 5월 2천594건으로 약 1.5배 늘었다. 마운자로는 출시 시점이 약 10개월 빨랐던 위고비의 누적 처방 122만8천867건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에페가 4분기 품목허가와 출시 목표를 달성하면 올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위고비와 마운자로 중심의 양강 구도에서 국산 신약이 가세하는 경쟁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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