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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레터]#21 그림으로 보는 미니멀 인테리어

이수아 / 기사승인 : 2022-01-28 11: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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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함메르쇼이의 북유럽 그림
Vilhelm Hammershøi, Interior in Strandgade, Sunlight on the Floor, 1901, Courtesy of the National Gallery of Denmark [사진제공=아트램프]
Vilhelm Hammershøi, Interior in Strandgade, Sunlight on the Floor, 1901, Courtesy of the National Gallery of Denmark [사진 제공=아트램프]

 코로나19 이후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되면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고,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커튼을 바꾸고, 인테리어 소품을 구매하며 집 안에 포토존을 만드는 게 유행이 되기도 했는데요. 이와는 반대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소품들을 비워내며 생활공간에 여백과 쉼표를 주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덕분에 중고나라, 당근마켓의 인기 또한 쑥쑥 올라갔죠.


 이번 아트레터에서는 집안을 비워내고 싶은 욕구를 일으키는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고요하고 섬세한 실내풍경을 그린 덴마크의 상징주의 화가 빌헬름 함메르쇼이(Vilhelm Hammershøi)의 작품세계로 함께 떠나볼까요?


 


빌헬름 함메르쇼이는 누구?


빌헬름 함메르쇼이(Vilhelm Hammershøi), 1879–1916 [사진제공=아트램프]
빌헬름 함메르쇼이(Vilhelm Hammershøi), 1879–1916 [사진 제공=아트램프]

 빌헬름 함메르쇼이는 1864년에 덴마크에서 태어났습니다. 인상주의 풍경화가 유행이던 시기, 다소 가라앉고 진부한 일상생활 그림이라며 자국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그는 1910년대에 유럽에서 높이 평가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섬세하고 차분한 초상화와 인테리어로 유명했으며, 마치 음소거를 해놓은 듯한 고요함마저 일으킵니다.


 그의 작품은 그리드로 구성된 균일하고 안정적인 구도에 바랜듯한 노랑, 초록, 그리고 어두운 색조들을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단순하고 우울해 보이는 인물은 약간의 긴장과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합니다.


 


편지를 읽는 이다


Vilhelm Hammershøi, Ida Reading a Letter, 1899, private collection [사진제공=아트램프]
Vilhelm Hammershøi, Ida Reading a Letter, 1899, private collection [사진 제공=아트램프]

 1899년에 그려진 <편지를 읽는 이다(Reading a Letter)>는 함메르쇼이가 코펜하겐 스트란가데 30번지(Standgade 30)에 있는 그의 집에서 그린 첫 작품 중 하나이며, 이 곳은 그가 예술가 생활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의 뮤즈이자 아내였던 이다가 떠올린 아이디어였어요. 드문드문 가구가 비치된 공간은 벗겨진 나무 바닥, 수직으로 된 벽 몰딩, 두터운 흰색 페인트로 칠해진 문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는 그의 작품의 주요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함메르쇼이가 그린 빛과 톤 다운된 색채, 소품들은 네덜란드의 17세기 거장 요하네스 베르메르가 떠오르며, 또 미국의 에드워드 호퍼 작품 속 고독이 느껴집니다.


 


흰 의자에 앉은 이다


Vilhelm Hammershoi, Interior with Ida in a White Chair, 1900, private collection [사진제공=아트램프]
Vilhelm Hammershoi, Interior with Ida in a White Chair, 1900, private collection [사진 제공=아트램프]

 예민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던 성격인 함메르쇼이는 그의 영감의 원천인 집에서 이와 비슷한 여러 그림들을 그렸지만 이 작품은 단연코 가장 쓸쓸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의 작품은 시대를 초월한 고독과 내향성이 돋보여요.


 특히 그가 그린 실내 풍경에서 주요한 주제는 빛입니다. 햇빛이 귀했던 북유럽, 특히 겨울날의 빛은 아주 희미하고 아득합니다. 밝지도, 따뜻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회색 빛이었죠. 창을 통해 스며드는 간접적인 빛은 캔버스 위로 쏟아져 그곳의 공간을 정의합니다.


 


젊은 여성의 뒷모습


Vilhelm Hammershøi, Interior with Young Woman Seen from the Back, c. 1903–04, Randers Museum of Art. [사진제공=아트램프]
Vilhelm Hammershøi, Interior with Young Woman Seen from the Back, c. 1903–04, Randers Museum of Art. [사진 제공=아트램프]

 함메르쇼이의 작품 속에서 아내 이다는 자주 뒷모습을 보입니다. 그녀를 자주 뒷모습으로 표현한 이유가 "고뇌하는 영혼"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는 설이 있습니다. 함메르쇼이는 그녀가 가정생활로 인해 감정적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뒷모습으로 그렸고, 주변 반응으로 구조화되고 미니멀한 실내장식을 그렸다는 것입니다.


 이 이유가 함메르쇼이의 작품에 동기가 되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어요. 하지만 스트란가데 30번지 아파트에 살았던 10년 동안 그는 자주 이다의 뒷모습과 함께 미니멀한 실내를 묘사한 작품을 60개 이상 그렸습니다.


 


스트란가데 30번지


Vilhelm Hammershoi, Interior Of Courtyard Strandgade 30, 1899, The Toledo Museum of Art [사진제공=아트램프]
Vilhelm Hammershoi, Interior Of Courtyard Strandgade 30, 1899, The Toledo Museum of Art [사진 제공=아트램프]

"제가 이러한 모티브를 선택하게 된 것은 그 안에 있는 선들만큼이나, 그림 속의 건축적 스탠스(stance)라고 부르는 것 때문입니다. 물론 빛도요." - 빌헬름 함메르쇼이


 이 그림에선 한쪽에 열린 창문에 초점을 맞추고 강한 빛을 줌으로써 건물의 안마당까지 폭넓게 드러냅니다. 오른쪽 아래엔 세 개의 출입구가 각각 가려져 있고, 길, 계단, 지하실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습니다. 벽과 창, 돌출부의 불규칙하고 기하학적 형상은 단색 회색 칠만으로도 그 질감까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열린 창문과 출입구는 인간의 존재를 암시하지만, 전체적으로 드리워진 그림자와 어둠은 고독, 부재를 표현합니다.


 


 보고있으면 마음이 고요해지는 빌헬름 함메르쇼이의 작품들. 지금 날씨에 참 잘 어울리는 그림입니다.



▶ 아트레터란?
예술을 통해 영감을 얻고 내면의 성찰을 바라며 아트레터는 시작되었습니다. 마음을 풍요롭게 만드는 아트 스토리와 미감을 높여줄 예술 작품을 '아트램프'가 제공합니다.


[소셜밸류=이수아]  

[저작권자ⓒ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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