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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온전한 삶을 살아내기 위한 페미니즘

김미진 기자 / 기사승인 : 2020-01-15 0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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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까진 아니지만] 저자 박은지

책 소개



카카오 브런치 조회수 600만


각자의 온전한 삶을 살아내기 위한 페미니즘


“그냥 그 얘기는 하지 말자. 말할 때마다 싸우니까.”


너와 이야기하면 나는 예민한 여자가 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것을 어떻게 다 말할 수 있을까요?


여성으로서 남성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명확히 설명 안 되는 불편함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배척의 눈빛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너무나도 쉽게 “너 페미니스트야?”를 묻는 이 세상에서 목소리를 내기는 더욱 조심스러워 졌습니다. 하지만 내가 무엇 때문에 불편한지는 꾸준히 고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모든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깊게 공부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앞장서 싸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선택하고, 가까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선택을 이해시키기 위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담담히 모색하고자 합니다.





저자 소개



저자: 박은지



평범한 일상에서 문득 낯선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불편하다는 말을 꺼내면 예민한 사람처럼 보일까봐 입을 다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든 결국 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선택하고자 합니다. 불편함과 예민함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과 그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어, 용기를 내어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남편과 세 마리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며, 《제가 알아서 할게요》, 《길고양이로 사는 게 더 행복했을까》, 《왜냐하면 고양이기 때문이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목차



1 너와 이야기하면 나는 예민한 여자가 된다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하고 말하는 이유 / 배려해줬더니 권리만 챙긴다고? / 그 농담이 나는 웃기지 않다 / 남성이 만든 보편 사회 / 여성 상위 시대라는데 나는 왜 불편할까 / 낮잡아 이르는 말들 / 아줌마로 불리는 것이 싫은 이유 /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믿음 / 82년생 김지영이 왜 불편한가요? / 낙태에 대해 논의하는 사람들



2 나의 평범한 한국 남자친구


좋아서 꾸미는 거 아니냐고요? / 페미니즘 언급하다 헤어지면 어쩌죠? / 여성혐오하는 남친, 헤어지지 않고 / 바꿀 수 있을까? / ‘남자는 원래 어린애’라는 프리패스 / 나를 책임질 필요는 없어 / 폭력적인 페미니즘에 대한 분노 / 이것도 미투야? / 일상의 공포와 살아간다는 것 / 젠더이슈, 말할 때마다 싸운다



3 네, 저는 예민한 여자입니다


결혼에도 취사선택이 필요하다 / 집안일은 반반? 책임자는 있다 / 급진적인 변화를 원치 않는 사람들 / 내 남편은 안 그럴거야 / 가장과 전업주부는 정해져 있을까 / 그럼 나이든 시어머니 혼자 일하라고? / 며느리가 집안 연락망을 담당해야 할까? / 말해야 할 순간에 입을 다무는 남자 / 명절엔 각자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만나자 / 결혼 후 출가외인이 되었다 / 페미니스트 엄마가 되고 싶다





본문



페미니즘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도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닌데’라는 말을 서두에 붙이며 조심스레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페미니스트’라는 타이틀을 다는 순간 무슨 거창한 사회 운동을 하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고, 모두를 납득시킬 만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 같고, 그리고 … 두렵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에게 향해지는 그 모든 날카로운 공격들을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말하기 어려운 더 큰 이유는, ‘이건 뭔가 좀 불합리해’라고 한 걸음 나아가 말하기도 전에 ‘나는 워마드가 아니며 남성혐오를 하지 않는다’ 따위를 먼저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점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말이다.


-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하고 말하는 이유> 중에서 -




나는 내가 나이 드는 것을 누군가 연민의 눈으로, 혹은 멋대로 내 삶을 끝장내는 듯한 선언으로 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어느 나이대 이상에 접어든 여성은 선생님이거나 트레이너이거나 만화가거나 심지어 동네 이웃, 손님, 사장이기 이전에 ‘아줌마’가 된다. 그리고 아줌마라는 말은 그들에게 손쉽게 한계를 긋는다. 기본적으로 더 이상 과거와 동일하게 행동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아줌마가 어디 외박을 하느냐’, ‘아줌마는 집에서 밥이나 하라’는 말은 퍼즐 조각처럼 자연스럽게 들어맞는다.


- '아줌마로 불리는 것이 싫은 이유' 중에서 -




머리를 짧게 자르고 화장을 하지 않으며 치마를 입지 않는 것이 페미니즘의 근원은 아닐 것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선택의 자유다. 원하는 옷을 입고, ‘~답게’ 보이지 않아도 되는 자유.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게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자유여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가 결국 이르러야 하는 지점은 ‘그럼에도 나는 꾸밈 노동을 거부한다’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꾸밈 정도를 의식하여 상대방을 평가하지 않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곳에서 우리는 더 이상 꾸미지 않은 것에 대한 창피함, 죄책감 같은 것을 굳이 감당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내가 입고 싶은 것을 입고, 하고 싶은 만큼 화장하는 권리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좋아서 꾸미는 거 아니냐고요?' 중에서 -




“여자 30대면 너도 이제 끝났네”라는 농담, “여성스럽게 머리 좀 길러”라는 조언, “애는 엄마가 키워야지”라는 환상, “밤늦게 다니면 안 되지, 넌 여자잖아!” 같은 걱정이 다름 아닌 여성혐오다. 그것을 인정하고 자신이 살아온 세상을 생경한 눈으로 바라보는 과정이 어렵고, 시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떤 부분이 잘못되어 왔다는 걸 지적하면서 남자친구와 싸우지 않는 방법? 내 경험상으로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다만 젠더 감수성이 낮은 남자라면 적어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들이는 사람이길 바랄 뿐.


- '페미니즘 언급하다 헤어지면 어쩌죠?' 중에서 -




최근 페미니즘을 이슈로 하여 말다툼을 해본 커플이라면 남자친구에게 이 말을 들어봤을지도 모르겠다. “너 요즘 페미니즘이니 뭐니, 그거 때문에 그래?” 혹은 더 많은 의미를 담은 한 문장, “너 페미니스트야?”


이 당당하고도 이기적인 문장에 황당함을 느끼는 이유는, ‘원래 이 세상은 네가 양보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는 건데, 왜 갑자기 안 하겠다는 거야?’,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주면 내가 얼마든지 돌봐주고 예뻐해줄 텐데, 왜 새삼스럽게 거부하는 거야?’라는 숨은 뜻을 읽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사를 내뱉는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피하고 싶은 이유는 자신이 당연하게 누려왔던 것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내 여자친구가 당연히 누려야 했던 권리와 자유라면 어떨까.


- '젠더이슈, 말할 때마다 싸운다' 중에서 -



[소셜밸류=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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