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 [독립작가 기획 연재 3화 : 그들은 왜 책을 만들었는가?] ′달의 뒤편으로 와요′ 최병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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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작가 기획 연재 3화 : 그들은 왜 책을 만들었는가?] '달의 뒤편으로 와요' 최병호 작가

강문영 / 기사승인 : 2019-11-05 1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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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가는 잔상들을 가볍게 풀어낸 책. 청춘이란 단어로 책을 표현했어요. 최병호 작가

늘 달을 볼 때쯤이면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여유가 있을 때 달을 본 것인데 언제부턴가 달을 보면 여유를 느끼고 달이 참 좋아졌다.



퇴근길 만원 버스에서 힘든 두 다리로 겨우 버티고 있을 때


창밖에 수많은 가로등보다 더 밝게 빛나면서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는 달이 참 좋았다.



나처럼 달을 좋아하는 '최병호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러 달의 뒤편에 다녀왔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로서 인터뷰가 이번이 처음이신가요?


구로에 있는 독립서점에서 한 번 해 본 적이 있어요. SNS를 보고 가보고 싶던 책방이었는데, 어떻게 하면 그 서점에 제 책을 입고할 수 있을까 여쭈어봤어요. 그랬더니 바로 입고하는게 아니라 인터뷰 후에 입고할 수 있다고 해서 응했던 것이 저의 첫 인터뷰였습니다.



책에 작가 소개가 없네요?


저는 제 소개를 가장 어려워해요. 그래서 책에도 제 소개를 안 썼어요. 저라는 사람을 글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 자신보다는 글로 저를 읽어주셨으면...



저는 처음에 책 표지를 보고 소설책인 줄 알았는데 정작 책을 열어보니 작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였습니다. 본인 소개를 책으로 대신한다 하셨는데 그렇다면 책으로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쳐가는 잔상들을 가볍게 풀어낸 책. 청춘이라는 단어로 책을 표현했어요.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생각들. 어떤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런 것까지 책으로 써야 하나’ 싶기도 할 테고 기성세대들이 보기에는 ‘너무 철없다’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대부분의 작가가 초고를 쓰고 많이들 수정을 하는데 저는 그러지 않았어요. 있는 그대로. 일상을 포착해서 기록하고 싶었죠.


'달의 뒤편으로 와요'의 저자 최병호 작가가 강문영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이다.[출처: 뮤즈 강문영 기자]


메모나 일기로 기록할 수도 있는데 굳이 일상의 기록을 책으로 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제 개인 메모장이나 일기장에 글을 쓰곤 했는데 책으로 내지 않으면 사라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스스로 정리하자.’는 의미로 책을 쓰게 되었죠.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내가 이런 생각들을 했구나.' 하고 그때를 떠올릴 수 있잖아요. 저를 위한 책인 거죠.



왜 독립출판을 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라는 사람이 여러 가지 시도하는 걸 좋아해요. 안 해 본 걸 하고 싶어 하죠. 책을 쓰려는 동기가 저 자신을 위한 것이었어요. 순간이라는것이 빠르게 흩어지는 데 그 순간들을 잡아서 보관하고 싶었어요. 보통은 글을 쓰고 출판사에 넘기면 디자인이나 편집을 다 해 주는데 저는 디자인이나 편집을 제가 다 하고 싶었어요. 글을 쓰면서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내지 디자인은 직접 했어요. 하지만 표지 디자인은 제 능력 밖이었죠. 가볍게 하려면 제가 할 수도 있었는데 예쁜 이미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전문가에게 맡기게 되었어요.



이번이 두 번째 출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처음 출판할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셨는지요?


첫 출판이면 이 작품 이전에 [늦깎이 별]이라는 책에 대해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원래 책을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했고 책 내는 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어요. 작년에 제주도 여행을 갔는데 우연히 독립서점을 발견했어요. 저에게 너무 신선했던 거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책을 내서 반가웠어요. ‘나도 책을 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첫날 오후부터 서점에서 책을 보고 저녁을 먹고 끝날 때까지 있다가 그다음 날도 가서 사장님을 많이 괴롭혔죠. 저는 질문이 생기면 바로 물어보거든요. 사장님한테 어떻게 하면 서점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물어봤더니 책을 하나 소개해주시더라고요. ‘제주에서 뭐 하고 살지?’라는 책이었어요. 저는 정말 서점을 하고 싶었는데 막연히 생각만 하다가 직접 하시는 분을 만나서 설렜어요. 그 계기로 서울로 와서 바로 작업을 했습니다.



평소에도 습작과도 같은 글을 많이 쓰시나요?


제 전공이 영문학과라 문학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예전에 글쓰기 모임을 한 적도 있어요. 전부터 좋아했던 작가가 있는데 그분이 글쓰기 수업을 열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읽은 책을 소개하고 정해진 주제에 대해 써온 글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죠. 그리고 글을 쓸 수 있는 SNS가 나와서 그곳에서도 많이 글을 썼어요.



‘파란달’이라는 필명을 쓰시던데 무슨 뜻인가요?


원래 달이 좋았어요. 파란색을 좋아하기도 해서 두 가지를 합쳐서 ‘파란달’이라고 이름을 지어봤어요. 지어봤더니 이름이 예뻐서 쓰게 되었어요. 태양은 맨눈으로 볼 수 없는데 달은 볼 수 있으니까 좋아하게 되었나 봐요.



‘마음의 영화관’이라는 부분에서 ‘기억이 사랑보다 길다’라는 표현이 기억에 대한 여운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 맥락에서 이 책 속에 어떤 에피소드가 가장 여운이 남으셨나요?


제가 ‘아침’에 대해 쓴 부분이 있어요. 사람들이 그 내용을 좋아하더라고요. 그게 기억에 남아요.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아침


오늘은 어떤 아침이야?


예쁜 아침이야.


어떤 게? 하늘이? 바람이?


아니, 그거 물어봐 주는 당신이.



‘티타임 1’에서 '식어가는 차를 마시며 글을 쓸 때면 밤이 너무 사랑스러워 미치겠어'라는 부분을 읽고 평소 어떤 분위기에서 글을 쓰는지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꼭 책을 내기 위함이 아니더라고 평소에 어떤 분위기 속에서 글을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카페같은 분위기에서 글을 쓰는 걸 좋아해요.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면서 글 쓰는 걸 좋아해요. 저녁 6시 즈음, 딱 지금과 같은 해질녘을 좋아하는데 이런 분위기에서 글을 쓰는 게 참 행복하더라고요.마침 인터뷰 시간이 해질녘이었다. [늦깎이 별]을 쓸 때는 작업 환경을 갖춰서 글을 썼는데, 지금은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요. 전업 때문에 글을 많이 쓰지는 못해요. 정기적으로 일을 다니고 있어서 퇴근 후에 피곤하니까 정신적으로 집중이 안 돼요. 작년에는 ‘글을 써야겠다’ 하면 컴퓨터를 켜서 메모를 했어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에는 작업할 때 많은 공력이 필요해서 요즘에는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은 [달의 뒤편으로 와요]처럼 인스타그램에서 메모식으로 글을 쓰고 있어요. 스쳐가는 잔상과 감정들 위주로 말이죠.


'달의 뒤편으로 와요'의 저자 최병호 작가가 강문영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이다.[출처: 뮤즈 강문영 기자]


[늦깎이 별]과 [달의 뒤편으로 와요]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두 책을 비교하기에는 결이 조금 다른데요. [늦깎이 별]은 이별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라 이별하신 분이 이 책을 만났다면 크게 공감을 할 수 있는 책이고 [달의 뒤편으로 와요]는 일상을 다뤘기에 조금 가볍게 만날 수 있는 책이에요. 독자층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거죠.



독립서점을 다녀온 이후에 바로 책을 내야겠다고 결심을 하셨는데, 독립서점에 있는 다른 독립출판물에 대한 생각과 느낌은 어떠셨나요?


후배랑 이태원에 있는 서점들을 여러 군데 다녀온 적이 있었어요. 다녀와서 후배랑 그런 얘기를 했어요. ‘책들이 다 비슷한 것 같아. 처음엔 신선한데 여기서 본 책이 저기도 보이고 독립서적도 유행을 타나 봐. 다들 자기 힘든 얘기만 하고 있는 것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 해보니까 중요한 건 사람들이 그러한 글 속에서 위로를 받고 공감을 한다는 것이 ‘이 시대의 청춘들이 그만큼 힘든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을 해보면 하늘도 매일 다르잖아요. 실용적인 측면에서 하늘이 저렇게까지 예쁠 필요는 없는데 자연환경이 자꾸 일깨워 주는 것 같아요. 세상은 실용적인 것만 필요한 게 아니라 효용가치가 없는 것도 나름에 가치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가 아름다움에 반응을 하기 때문에 같은 아름다움이지만 더 나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그런 패턴이 중요한 것 같아요.



두 작품이나 출판하셨는데, 혹시 다음 작품을 구상하거나 작업 중에 있으신지요?


머릿속으로는 구상을 하는데 지금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되네요. 아는 동생이랑 기획을 한 게 있는데 ‘교회’에 대한 얘기예요. 이 책도 저를 위한 책인데요, 제가 20대 중반을 지나오면서 저에게 교회라는 공간과 시간이 무지개색 기억이예요. 그래서 그때의 기억을 풀어내고 싶어요.



저희가 인터뷰 말미에 릴레이 형식의 질문 2가지를 드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키워드 질문입니다. 제가 키워드를 드리면 연상되는 것을 한 마디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다음 인터뷰할 작가께 직접 질문을 남기시는 건데요. 같은 독립출판을 하시는 입장에서 궁금한 점을 질문해 주시면 저희가 다음 인터뷰 때 대신 질문을 해드립니다.



책방


책방 차리고 싶어요



청춘


빨리 갔으면서도 오래 머물렀으면 하는 쓸쓸 찬란한 청춘



집밥


집밥이 먹고 싶어지는 순간이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싶은 순간



목요일 밤


언젠가 올 주 4일제를 위하여



조연


이 사람 앞에서는 내가 조연이여도 좋겠다는 사람을 만나 평생 사랑하며 살면 그게 영화 같은 삶이 아닐까요



다음 작가에게 질문을 남기기 전에 ‘나무가 되어야겠다’의 김명철 작가가 남긴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독립출판을 왜 하셨으며, 앞으로도 독립출판을 계속하실 건지. 하실 거라면 왜 계속하시고 싶은 지.


독립출판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정의가 다른데 경계가 굉장히 모호해요. 일단은 글을 계속해서 쓰고 싶고요. 전업으로 이걸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봤는데 현실적으로 돈이 안돼요. 저는 친동생이 독립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같이 할 수는 있어요. 동생이 운영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만약 내가 전업으로 하게 된다면 행정적인 면까지 병행할 수 있을까 걱정이 돼요. 쓰고 싶은 글들은 굉장히 많은데 저는 그때마다 공력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런 제가 행정적인 부분까지 신경 쓰게 된다면 오로지 글만 전념해서 쓰질 못해요. 그래서 아직도 고민이에요. 독립출판이 스스로 다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창작물이라는 것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환경 속에서 나오기도 하는데 ‘집단지성’이라는 말처럼 제가 쓴 글을 다른 사람이 편집을 해 주는 경험도 해 보고 싶어요. 저의 글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통해 더 좋게 나올 수도 있거든요. 독립출판이 장점이 있기도 하지만 한계도 있다고 생각을 해서 아직은 확답을 드리긴 어렵네요.



그럼 다음 작가께 질문 한 마디 남겨주시면 됩니다.


외계인이 있다고 믿으시나요? 다음 작가께서는 어떻게 이 질문에 답할지가 궁금해요. 요즘에 세상이 많이 발전하고 있는데 미래에 대한 관심도 커요. 인터넷이 굉장히 발전하고 우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로봇도 많이 생겨나는데 우주 밖에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지구인의 존재는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얼마 전에 본 에일리언이라는 영화 때문일 수도 있고 신비의 영역에 대한 질문이 항상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늘 바뀌는데 다른 사람의 답변이 궁금하네요.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드리고 싶은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의 첫 번째 작품인 [늦깎이 별]을 다시 출판하려고 해요. 언젠가 꼭 다시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두 작품 모두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진지하지 않고 가볍게 지구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소소한 이야기라고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불안한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한다.


하지만 지금의 소중한 현재를 걱정만으로 흘려보낼 수는 없다.


현재(present)는 선물(present)이기에.


이 순간을 후회 없이 보내는 것이 행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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