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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또 고개 숙였다…‘탱크데이’ 스타벅스 총체적 부실 인정

한시은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6 14: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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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논란 진상조사 결과 공개…대표·임원 해임 후속조치
‘책상에 탁’은 운율 맞추다 삽입…고의성은 “명확한 근거 없어”
이마트 캐시카우 흔들리나…스타벅스 불매 여파 현실화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발생 8일 만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다시 공식 사과에 나섰다. 논란 직후 서면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은 두 번째 사과다.

 

소비자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고 일부 관공서와 기업까지 스타벅스 이용 자제 분위기가 번지자, 그룹 차원에서 사태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정용진 회장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된 스타벅스코리아의 부적절한 마케팅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안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한시은 기자

 

이날 정 회장은 “이번 일로 깊은 상처와 실망을 느끼신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 열사 유가족 여러분, 광주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신세계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저를 포함한 신세계그룹 구성원 모두 우리 사회의 역사와 희생을 기억하고 국민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들과 현장 직원들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책임은 조직과 저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8일 공개한 프로모션 포스터 속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문구로 논란을 빚었다. 이 표현이 5·18 당시 계엄군의 탱크 진입과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정 회장은 논란 당일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이벤트 담당 임원을 즉시 해임했고, 이튿날인 19일 본인 명의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스타벅스코리아가 과거 세월호 참사 10주기 전후로 ‘사이렌(세이렌) 머그잔’을 출시했던 사례까지 다시 거론되면서 비판이 커졌다. 여기에 정 회장의 과거 ‘멸공’ 발언까지 재조명되며 불매 여론은 빠르게 확산됐다.

◇ ‘5·18 탱크데이’ 어떻게 통과됐나…4단계 결재라인에 구멍

신세계그룹은 이날 스타벅스코리아 내부 진상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그룹 측은 이번 논란의 원인으로 내부 통제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부실을 지목하며 “최초 기안 단계에서 문제가 있었더라도 결재 과정에서 필터링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 스타벅스코리아 내부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5·18 마케팅 논란’ 타임라인./사진=AI 생성(ChatGPT), 자료=스타벅스코리아

 

조사 결과 문제의 마케팅은 ‘팀장→담당→본부장→대표이사’로 이어지는 4단계 보고 절차를 거쳐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획자가 기안을 올리면 팀장이 검토하고 담당 임원과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대표이사가 최종 승인하는 절차였지만, 이 과정에서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마케팅 기획과 승인 과정에서 단 한 차례의 이견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행사 합의자 7명 중 일부는 마케팅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의 첨부파일조차 열어보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승인한 사실도 확인됐다. 과거 운영되던 법무팀 검증 절차 역시 생략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실무자의 과실을 넘어서 스타벅스코리아 내부의 사회적·역사적 민감성 부재를 드러낸 사례”라고 스스로 인정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제의 ‘탱크 데이’ 행사는 썸머 프리퀀시 연계 상품 일정이 지연되면서 대체 프로모션으로 추진됐다. ‘탱크 데이’ 명칭과 5월18일 행사 일정은 텀블러 재고와 입고 일정, 온라인 매출 등을 고려해 결정됐고, ‘책상에 탁!’ 문구는 실무진이 기존 ‘가방에 쏙’ 문구와 운율을 맞추기 위해 삽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측은 이번 마케팅이 특정 의도를 갖고 기획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명확한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왼쪽부터) 신세계그룹 이규봉 경영지원총괄 전무와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 김수완 대외협력본부장 부사장, 양종환 감사팀장 상무가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한시은 기자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19일부터 일주일간 관련 임직원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노트북 포렌식과 교차 조사를 진행했지만, 일부 실무진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했고 사내 메신저 기록도 일정 기간 이후 삭제돼 초기 기획 단계 대화 내용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 “고의성 확인 시 민형사 책임”…조직문화 개선 추진


향후 경찰 조사에서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관련 임직원에 대한 즉각적인 징계와 함께 민형사상 책임까지 묻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해 직원들의 역사 의식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조직 문화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외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일부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탱크 텀블러 명칭과 503㎖ 용량, 4월16일 미니 탱크 텀블러 출시, 21% 할인율 등이 특정 역사적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주장에 대해 “해외 제조사의 제품 규격과 행사 운영 과정에서 결정된 것”이라며 의도성을 부인했다.

스타벅스 선불충전금 환불과 관련해서는 “고객 요구를 인지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현행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적용 대상인 만큼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한시은 기자

 

불매 움직임에 따른 실적 영향에 대해선 “굉장히 많은 매출 감소가 있다”면서도 “매출보다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에 대한 치유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타벅스 한국 법인인 SCK컴퍼니는 지난 2021년 이마트가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지분율 67.5%)로 올라섰다. 현재 전국 2136개 매장을 운영 중인 스타벅스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이마트 실적을 뒷받침하는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SCK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3조2380억원으로 2년 연속 ‘3조 클럽’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8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총 1062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가운데, 최대주주인 이마트는 지분율에 따라 약 717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마트가 지난해 받은 전체 배당금(1412억원)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저작권자ⓒ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소셜밸류 한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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