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 [SV 리포트] 지주사 5년 동원산업, 기업투명성 ‘흔들’…공시·보증·M&A 3중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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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 리포트] 지주사 5년 동원산업, 기업투명성 ‘흔들’…공시·보증·M&A 3중 불확실성

소민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4 14: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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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지난 18일 동원산업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동원로엑스냉장투에 경남 양산시 소재 토지와 건물 담보로 150억 차입
담보 제공·투자 증액 이어 지배구조 투명성 도마 위
진천 제2공장 투자 증액·계열사 담보 제공에 시장 관심 집중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ESG 경영은 실행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릴 정도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에 소셜밸류(SV)는 기업의 ESG 전략과 실천 의지를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사진=AI 생성 이미지(ChatGPT)

 

동원그룹 지주사 동원산업의 신뢰도가 시험대에 올랐다. 자회사 주요사항 미공시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를 받은 데 이어, 계열사 담보·지급보증 부담과 대형 인수·합병(M&A) 검토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다.

 

동원산업은 2022년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해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맡은 이후,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정확성과 투명성이 동원그룹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 자회사 배당·감사보고서 미공시…지주사 공시통제 도마 위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18일 동원산업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를 냈다. 불성실공시 유형은 ‘공시불이행’이다. 구체적으로는 자회사의 현금·현물 배당 결정과 자회사 감사보고서 제출을 공시하지 않은 점이 지적됐다.

이번 사안으로 동원산업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동원산업은 정해진 기한 내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거래소는 이후 심사를 거쳐 최종 지정 여부와 벌점 부과 여부 등을 결정한다.

다만 이번 사안은 단순한 행정 착오로만 보기에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회사에서 자회사 배당과 감사보고서는 투자자가 모회사의 현금흐름과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이기 때문이다.

지주회사의 수익 구조는 일반 제조·판매회사와 다르다. 지주회사는 주요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 브랜드 사용료, 용역 수익, 지분가치 등을 통해 기업가치가 평가된다. 이 가운데 자회사 배당은 모회사 현금 유입의 직접적인 원천이다. 자회사 감사보고서 역시 자회사 재무상태와 손익, 계속기업 관련 리스크를 확인하는 기본 자료다.

따라서 자회사 배당 결정이나 감사보고서 제출이 제때 공시되지 않으면 투자자는 동원산업의 재무 여력과 주주환원 가능성, 자회사 리스크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동원산업처럼 그룹 지주회사 성격을 가진 상장사는 자회사 정보가 곧 모회사 투자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된다.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계열사별 결산, 배당, 감사보고서, 내부거래, 보증·담보 제공 등 공시 관리 대상이 넓어지는 만큼 단일 사업회사보다 더 정교한 정보 취합과 검증 절차가 요구된다. 따라서 공시가 지연되거나 누락된 경우 회사는 그 경위와 재발 방지 대책을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 동원로엑스냉장투 담보 제공…계열사 자금조달에 모회사 자산 활용

동원산업은 지난 2일 계열회사인 동원로엑스냉장투의 차입과 관련해 특수관계인에 대한 담보제공을 공시했다.

동원산업이 담보로 제공한 자산은 동원산업이 보유한 경남 양산시 소재 토지와 건물이다. 이 담보는 신한은행이 동원로엑스냉장투에 빌려준 150억원 규모 차입금과 관련된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담보한도와 실제 담보금액은 각각 180억원이다. 이는 동원로엑스냉장투가 빌린 150억원의 12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은행이 대출 원금보다 더 넉넉한 수준의 담보를 잡은 것이다.

동원산업은 이번 담보 제공을 포함해 동원로엑스냉장투와 관련된 거래상대방 총잔액을 2040억원으로 공시했다. 해당 담보 제공 안건은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에서 의결됐다.

담보 제공 자체가 위법하거나 이례적인 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 그룹 내 계열사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모회사 또는 지주회사가 담보나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사례는 기업집단에서 종종 나타난다. 계열사의 신용도가 낮거나 신규 사업 투자 초기 단계일 경우,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상장사 주주 관점이다. 동원산업의 신용과 자산이 계열사의 차입을 위해 활용되는 구조가 이어지면, 계열사 위험이 모회사와 일반주주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생긴다. 차입을 받은 계열사가 정상적으로 상환하면 문제가 없지만, 사업 부진이나 유동성 악화가 발생하면 담보 제공자인 동원산업의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계열사 담보·보증은 단순 내부거래가 아니라 지주회사 리스크 관리의 핵심 영역이다. 제공 규모, 대상 계열사, 차입 목적, 담보 기간, 회수 가능성, 내부 의사결정 절차가 충분히 설명돼야 한다. 특히 공시 누락이 발생한 상황에서는 계열사 지원 거래에 대한 시장의 감시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 지급보증·담보 설정액도 부담…계열 리스크 전이 가능성

동원산업의 계열사 지원은 개별 담보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분기보고서와 관련 자료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특수관계자에게 원화 1192억원, 1억7050만6564달러, 2860만유로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동원로엑스냉장투, 케이스마트양식, 동원건설산업 관련 담보제공자산 설정액은 총 2832억원으로 제시돼 있다.

지급보증은 계열사가 채무를 갚지 못할 경우 보증 제공자가 대신 부담할 수 있는 우발채무 성격을 갖는다. 회계상 당장 비용으로 반영되지 않더라도, 계열사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면 현실적인 부담으로 전환될 수 있다.

예컨대 건설업이나 양식업처럼 경기, 금리, 원가, 사업 인허가, 생산 변동성에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에서는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담보나 보증을 제공한 모회사는 해당 계열사의 사업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동원산업은 수산, 식품, 물류, 포장, 건설 등 다양한 계열사를 둔 그룹 지주회사다.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다는 점은 장점일 수 있지만, 동시에 계열사별 업황과 재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 지주회사 공시에서 계열사 지원 내역이 중요한 이유다.

상장사 주주 입장에서는 ▲동원산업의 자산이 어느 계열사를 위해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그 지원이 동원산업 주주가 감내할 만한 수준인지 ▲계열사 차입이 향후 추가 지원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는지가 핵심 관심사가 된다.


◇ 별도 실적 둔화 속 계열사 지원 부담 부각

동원산업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별도 기준 실적은 둔화됐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2957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7.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65억원으로 35.7%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670억원으로 24%가량 감소했다.

별도 실적이 둔화되는 국면에서 계열사 보증·담보 부담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모회사의 재무 여력을 더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연결 기준 이익이 개선되더라도, 지주회사 주주가 실제로 기대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별도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급보증과 담보 제공은 평상시에는 드러나지 않다가 계열사 상황이 악화될 때 부담으로 전환될 수 있다. 별도 실적 둔화, 공시 오류, 계열사 지원 규모 확대가 동시에 부각되면 시장은 이를 단순한 일회성 이슈가 아니라 지주회사 관리 능력의 문제로 볼 가능성이 있다.

◇ 스타키스트·HMM 변수…대형 M&A 검토가 키운 불확실성

여기에 대형 M&A 불확실성도 더해졌다. 동원산업은 HMM 인수와 스타키스트 지분 이전 가능성을 둘러싼 보도와 관련해 “복수의 M&A를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공시했다. 다만 스타키스트 매각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동원산업이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 지분을 동원F&B로 넘겨 약 2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이는 HMM 인수전 재참여 가능성과 맞물려 해석됐다.

스타키스트는 동원그룹의 해외 식품 사업에서 핵심 자회사로 꼽힌다. 이런 자산의 계열사 간 이전 가능성은 단순한 자산 매각 이슈를 넘어 그룹 내 자금 이동, 자회사 가치평가, 소수주주 보호 문제와 연결된다.

동원산업이 매각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공시한 만큼 현재 단계에서 거래 성사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주회사가 복수의 M&A를 검토하고 있고, 그 자금조달 방안으로 핵심 자회사 가치 산정이나 금융기관 조달 가능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투자자에게는 중요한 정보다.

대형 M&A는 성공할 경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막대한 자금 부담과 재무구조 변화, 인수 후 통합 리스크를 동반한다. 특히 해운업처럼 경기 변동성이 큰 산업의 대형 매물을 검토하는 경우에는 자금조달 구조와 인수 가격, 재무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검증이 필수적이다.

◇ 동원F&B 상장폐지 이후 투자 증액…주주 감시 공백 논란

동원F&B 사례도 동원산업의 지배구조 논란과 맞물려 있다. 동원F&B는 지난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고, 이후 상장폐지됐다.

동원F&B가 상장사였던 2024년 12월 최초 공시한 진천 제2공장 투자 규모는 1100억원이었다. 이후 비상장 체제 전환을 거쳐 최종 투자 규모는 1400억원으로 확대됐다. 투자 규모가 300억원 늘어난 것이다.

동원산업 측은 글로벌 단백질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투자라는 입장이다. 식품 사업의 생산능력을 키우고 미래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식품업계에서 생산기지 확충은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다른 시각도 나온다. 동원F&B가 상장사였을 때는 대규모 투자 결정이 수시공시와 시장 감시의 대상이었다. 소액주주와 애널리스트, 기관투자자들은 투자 필요성은 물론 수익성, 자금 조달 방식, 향후 실적에 미칠 영향 등을 따져볼 수 있었다.

하지만 동원F&B가 비상장 자회사가 된 뒤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상장사일 때보다 공시 의무가 줄고, 외부 투자자들의 감시도 상대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진천 제2공장 투자 증액은 단순한 설비투자 확대를 넘어, 비상장 전환 이후 그룹의 자본 배분 의사결정이 얼마나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특히 동원F&B 상장폐지 과정에서는 포괄적 주식교환 비율을 두고 일부 소액주주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헐값 상장폐지’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장 자회사가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면, 투자 결정의 배경과 기대 효과를 주주들이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스타키스트 지분을 동원F&B로 이전하는 방안이 시장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비상장 자회사가 그룹 내 핵심 자산을 넘겨받거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경우, 해당 자산의 가치가 적정하게 평가됐는지, 거래 조건은 객관적으로 정해졌는지가 중요해진다. 상장사인 동원산업 주주 입장에서는 계열사 간 거래와 투자 결정이 결국 모회사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안들은 각각 별개의 사건처럼 보인다. 자회사 공시 누락은 공시 이행 문제이고, 담보·지급보증은 계열사 지원 문제이며, 스타키스트와 HMM 이슈는 대형 M&A 검토 문제다. 동원F&B 투자 증액은 비상장 자회사 자본배분 문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이 모든 사안이 ‘동원산업이 지주회사로서 그룹 내 자금 흐름과 리스크를 충분히 투명하게 설명하고 있는가’로 모여진다.

지주회사는 계열사를 지배·관리하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지주회사 투자자는 개별 사업 실적뿐 아니라 계열사 간 자금 이동, 보증·담보 제공, 내부거래, 자회사 배당, 비상장 자회사 투자 결정까지 함께 살핀다. 정보가 정확하고 제때 제공돼야 지주회사 가치에 대한 신뢰가 유지된다.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 이후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선 상장사가 됐다. 그만큼 공시 책임도 무거워졌다. 과거 사업회사 중심의 정보 제공 방식으로는 지주회사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투명성을 충족하기 어렵다.

동원산업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가 확정되는 대로 재공시할 예정이다. 절차상으로는 거래소 심사 결과와 회사의 후속 공시가 남아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벌점 부과 여부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공시 위반의 형식적 결과보다 동원산업의 내부 통제와 계열 리스크 관리 능력이다.

공시 누락이 발생했다면 누락 원인을 설명해야 한다. 계열사 담보·지급보증이 확대되고 있다면 지원 대상과 목적, 한도 관리 기준, 위험 통제 장치를 보다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대형 M&A를 검토하고 있다면 자금조달 방식과 재무 안정성, 계열사 간 거래 가능성에 대한 시장 우려도 관리해야 한다.

지주회사 체제에서 공시 신뢰는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기업가치와 자본시장 신뢰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원산업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누락된 공시를 뒤늦게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공시통제 체계와 계열사 리스크 관리 원칙을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 같은 사항에 동원산업 측은 “행정적 착오로 발생한 일, 향후 재발되지 않도록 교육과 관리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소셜밸류 소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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