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 [칼럼] 고연봉 테크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임금 투쟁′에 휘말리는 게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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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연봉 테크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임금 투쟁'에 휘말리는 게 말이 되나

김완묵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4 04: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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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노동자도 좋지만 자본과 기술에 대한 기여도 생각해야
정부의 지나친 노조 우선 정책은 부작용 부를 수도
오히려 글로벌 빅테크 기업 사례 보면서 임금체계 혁신 나서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5' 폐막 세션에서 구성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사진=SK그룹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이 시대에 국내에서 제일 잘나가는 국내 빅테크 기업인 SK하이닉스가 노조 및 노동자들의 '1700%가 훨씬 넘는 성과급 요구' 논란으로 단단히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기업이 지금은 잘나가지만 계속해서 잘나가라는 법이 없는 게 기업의 약육강식의 세계인 만큼, SK하이닉스로서도 이번 이슈에 대해 잘 대처하며 지속적인 기술혁신이나 기발한 전략을 세워서 또 한번의 점핑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작은 분쟁도 잦아지면 시야를 흐리게 되고 성장동력을 잃어버리게 돼 언제든 위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SK하이닉스가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내부에서 성과급을 둘러싼 잡음이 잦아지고 있다. 마치 '오늘만 있고 내일은 없다'는 식의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듯해서 주변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걱정이 크다.

 

이 점에서 지난 2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놓은 발언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선다. 즉 최 회장은 직원들과의 대화 '슬기로운 SK포럼'에서 임금협상을 둘러싸고 되풀이되는 갈등에 대해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성과급 1700%에도 만족하지 못한다고 들었다"면서 "SK하이닉스가 반도체 1등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불안이 존재한다. 보상에만 집착하면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이는 근시안적인 접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잘 퍼주기로 유명한 최태원 회장조차도 현재의 사태에 대해 "(성과급이) 3000%, 5000%까지 늘어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영업이익 23조5000억원)을 거둔 데 따른 보상에서 사측이 1700%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노조는 2021년 노사 합의에 따라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전액 지급하라고 요구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삼성전자가 거둔 성과를 뛰어넘으며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서며 기적적인 성공스토리를 쓰고 있다. 또한 주가도 30만원대를 돌파하며 시가총액 200조원에 다가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성과를 보고 노조도 이면에 있는 자신들의 기여도를 살펴봐 달라며 경영진을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인데, SK하이닉스가 이룬 성공 스토리 이면에 자리잡은 여러 요인에 대해서는 차분하게 고려를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를 품은 것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알다시피 당시 반도체 경기는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누구든 쉽게 인수를 결정짓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워낙 덩치가 크고 적자의 규모도 큰 상태에서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음으로 효성그룹 같은 경우는 계약금만 날리고 포기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살피고 있던 최태원 회장은 D램 가격이 사상 최저치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자칫 SK그룹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주변에서 말리는 상황이었지만, 과감한 결단을 내리며 SK텔레콤에서 벌은 돈을 활용해 부실 투성이 적자기업인 SK하이닉스 인수에 성공했다. 

 

다행히 인수 후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에 반도체 경기가 턴어라운드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SK그룹으로서나 최태원 회장으로는 천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2020년대 가까이까지 상당히 오래 지속된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후유증 등으로 다시 반도체 경기는 보릿고개가 시작됐고 삼성전자는 현재도 어느 정도 불황사이클의 영향을 받으며 예전의 위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SK하이닉스는 또 한번 HBM(고대역폭 메모리)에서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내며  2022년부터 시작된 AI(인공지능) 시대 개막과 함께 최대 수혜 기업 중에 하나로 손꼽히며 과거 삼성전자 전성기 시대에 버금가는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제1차 파동에서 SK하이닉스가 호경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경기가 오랜 시절 불황을 견디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으로 압축된 과점 체제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고 거기에 서버 등 레거시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면서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제2차 파동에서는 레거시 메모리 수요가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도 SK하이닉스가 선제적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적기에 HBM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졌고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지켜보면서 인공지능시대가 임박했다는 확신을 갖고 기술개발에 끈기 있게 매진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업체들이 현재에 만족하고 있을 때 과감하게 기술혁신을 도모한 SK하이닉스 경영진의 아낌없는 미래 투자가 결정적으로 뒷받침됐다고 할 수 있다. 

 

요즘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는 기업이 엔비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닷컴, 메타, 브로드컴, 구글의 알파벳, 테슬라 등 8개 기업이 있는데 이 중 테슬라를 제외하고 7개 기업을 거대 빅테크 기업들이라고 한다. 매 분기 천문학적인 영업이익과 함께 주가가 꾸준하게 상승하며 현재의 위치에 올라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무리 기술기업이라도 영업이익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제값을 받지 못하는 미국 주식시장 특성에서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이를 통한 이익창출은 지속가능한 기업의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따라서 기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서 천문학적인 연봉을 제시하며 뛰어난 인재 확보에 혈안이 되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의 인재 발굴과 연봉은 철저히 개인적인 협상을 통해 이뤄지므로 노조가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이 나고 있지만 임금협상에 따른 노조나 노사분규 때문에 기술기업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어떤가. SK하이닉스 같은 기술기업이 노조에 발목을 잡혀 뉴스에 오르내린다는 사실 자체가 외국인들이 보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SK하이닉스 정도 되는 기술기업이라면 노조가 단일대오를 갖춰 임금협상에 임하기보다는 오히려 경영자들에게 맡겨 개인협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지금의 SK하이닉스나 미래의 하이닉스를 만들어감에 있어 엄격하게 기여도를 따져 급여와 연봉을 책정하고 제공하는 것이 맞는 논리일 것이다. 

 

단지 한 기업에 소속된 직원이라고 해서 똑같은 성과급을 받는다는 게 어쩌면 기술기업의 정체성을 볼 때 안 어울리고 사실은 기술기업의 성장성을 훼손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사실 SK하이닉스가 적자에 허덕일 때도 있었는데, 직원들이 얼마나 감수했는지도 궁금하다. 이런 때도 영업이익의 10% 법칙을 적용해 직원들이 오히려 적자의 10%를 토해낼 수 있는 시스템은 마련돼 있는지도 궁금하다.

 

기업이 지속가능한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직원들이 안정된 고용환경에서 롱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지, 황금거위로 커갈 수 있는 기업을 임금협상이라는 명목으로 생채기를 만들어 아예 달걀을 낳지 못하거나 일반 달걀만 낳은 기업으로 쇠락한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며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가족과 나눌 수 있는 행복은 있겠는가.

 

경쟁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사례를 눈여겨보며 이제 또다시 SK하이닉스가 임금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르는 일은 없기를 기대한다. 그만큼 임금체계를 잘 정비해 기여한 대로 받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면 승복이 가능한 노사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저작권자ⓒ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소셜밸류 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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