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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노조는 23일 노사간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시스템 확대로 인한 배송 근로자 제반 여건 등 개선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 사진=이호영 기자 |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대형마트도 온라인 배송 경쟁 격화로 사회 흐름에 역행하는 야간 근로 등이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배송 기사 운송료나 용차비 문제, 고강도 노동, 특수 고용 불안뿐 아니라 단기 계약이나 아르바이트 위주 마트 온라인 부서 충원도 문제다.
이런 마트 온라인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과 고용 불안 등에 대해 이제는 노사 간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비한 관련 제도와 법 등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마트산업노동조합(위원장 정민정)은 여의도 온라인쇼핑협회 앞에서 해당 협회에 마트 온라인 근로자들 근로 환경 증언을 토대로 실질적인 개선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함께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올 하반기 마트노조는 온라인쇼핑협회에 산별 교섭을 제안할 예정이다.
온라인쇼핑협회는 네이버·쿠팡·쓱(SSG)닷컴·롯데온·11번가·티몬 등 온라인 유통을 주도하는 대부분 이커머스 기업이 회원사로 있다.
이날 이마트 네오물류센터 온라인 기사와 씃닷컴, 롯데마트 모바일, 홈플러스 등 온라인 근로자 등은 열악한 온라인 근로 환경을 밝히며 개선을 촉구했다.
서태일 마트노조 배송지회 네오분회 안전부장은 "배송 근로자는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한다"며 "필요 없으면 별다른 이유 없이 퇴출 당하는 특수 고용 노동자들"이라고 호소했다.
서 부장에 따르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많은 시간을 일하다 보니 사고도 수시로 일어난다. 새벽 배송 기사는 열흘이 넘어야 하루를 쉴 수 있는 구조다.
이들은 고강도 노동에 비해 저임금도 문제다. 배송 차량, 번호판 구입 등에 약 6000만원 정도가 들었지만 운송료(400만원)에서 보험 등 비용을 빼면 한달 수입은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다.
마트 온라인 근로자들은 이런 특수 고용 형태 온라인 배송 기사들 이외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대형마트 매장 일선에서 일하는 피킹·패킹을 담당하는 온라인 근로자들이 있다. 피킹·패킹 근로자의 가장 큰 문제는 비좁은 공간 등 열악한 근로 환경이다.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시스템 확대로 기존 판매직이 줄면서 온라인 주문 상품 선별과 포장하는(피킹·패킹) 새로운 형태 업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유통과 물류 경계가 사라지면서 대형마트 3사에만 5000명 이상의 이런 온라인 배송 근로자가 있다.
특히 홈플러스 온라인 근로자들은 '주먹구구식 온라인 사업 확장으로 인한 작업 환경 악화'를 지적하고 있다. 환기 시설도 없는 지하, 냉방 시설이 전혀 없는 곳에서 일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사업 확장에 따라 늘어나는 배송 건수와 이에 대한 인력 충원이 매장 영업 인력으로 대체되면서 작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이다.
온라인 인원으로 영업 인력이 충원되다 보니 상품 진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 못 찾고 피킹 직원들은 다시 후방 공간에서 물건을 찾느라 발을 동동 구르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이러면서 급하게 이동 중 부딪치거나 넘어지거나 물건이 떨어져 다치는 등 사고 발생도 잦다.
이외 이마트 쓱닷컴은 배송 서비스 경쟁으로 등장한 야간 배송이 현장 근로자들 야간 근로로 이어지고 있다. 쓱닷컴 야간 배송은 작년에 시작, 현재 전국적으로 50여개 점포로 확대한 상태다.
쓱닷컴 야간 배송에 대해 근로자들은 "저녁에 배송하려고 늦게까지 주문을 받으면 저희 피커들도 거기에 맞춰 일할 수밖에 없다"며 "전에 없던 야간조가 생겼고 교대 근무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해당 배송이 시작되며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스케줄 변동도 심해졌다는 것이다. 야간 배송 전이나 현재나 물량 차이도 크지 않다. 쓱닷컴 근로자들은 "주간 배송할 상품을 저녁에 배송하는 수준인데 굳이 근로자 휴식을 해치면서까지 야간 배송이 필요한지"라고 반문하고 있다.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근본적으로 야간 근무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 전문의는 "야간에 일한다는 것 자체가 심장이나 뇌에 부담을 준다"며 "그런데 온라인 유통 근로자들은 야간에 주간 노동자 이상의 노동 강도로 야간 내내 전혀 쉬지 못하고 일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산업안전공단에서는 야간 노동 방법으로 불필요한 야간 노동은 최소화하되 꼭 해야 한다면 3일 연속 야간 노동을 해선 안 되고 야간 노동 시엔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마트노조는 내달 2일 쓱닷컴 본사 앞에서 온라인 유통 근로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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