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나약해 보이지는 않으면서 전쟁을 끝내는 출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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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전선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참호 속에서 러시아군과 교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러시아 전승절인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중대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확전을 할 것이냐 아니면 종전을 할 것이냐의 갈림길에서 중요한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그의 입에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BBC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에 최후통첩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정치 평론가 아바스 갈리야모프는 BBC에 "우크라이나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계속 싸우면 질 게 뻔하다. 푸틴의 유일한 승리 전략은 '완전한 광인'의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갈리야모프는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 지도자와 국민들을 겁주고 싶어 한다"며 "(그렇게 해서) 서방 국가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푸틴의 요구 몇 개만 받아달라'고 말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갈리야모프는 또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깊이 후회하고 있다"며 "나약해 보이지는 않으면서 전쟁을 끝내는 출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전승절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탈나치화' 주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러시아 전승절은 1945년 옛 소련이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 정권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5월 9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정부를 신 나치 정권으로 규정하고 '탈나치화'를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BBC는 "푸틴 대통령이 나치 독일과 싸운 러시아의 기억을 활용할 기회"라며 "현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의 과거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승절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혹은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전면전을 선포하고 자국 예비군·민간인에 대해 총동원령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렘린궁이 '난센스'로 일축한 바 있다.
지난 2일 CNN방송은 서방 관리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 이라는 용어를 접고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하면서 예비군을 총동원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에 이틀 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승 기념일에 전면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터무니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BBC는 푸틴 대통령이 적어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확보한 일부 영토에 대해서라도 승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갈리야모프 평론가는 "전승절에 뭔가 일어날 거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푸틴의 적들도,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사"라며 "이 기대를 채우지 못한다면 푸틴은 정치적 패배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최근 모스크바 시내에서 전투기와 폭격기의 시범 비행이 계속되고 탱크가 거리를 질주하는 등 대규모 군사 행진 준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9일 러시아의 전승 기념일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의 부인에도 전승절을 맞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고수해온 '특수군사작전'이라는 용어를 버리고 전면전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전승절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오는 8일과 9일 집 안에 머물러 줄 것을 당부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키이우시에 공식 통행금지를 내리지는 않겠지만 그날 아무런 행사도 열지 않을 계획이며 도시 순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누군가 헌화하고 싶으면 개인적으로는 할 수 있지만 항상 주의하고 전시 보안 규칙을 따라달라"고 말했다. 1945년 5월 9일 당시 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도 이날을 전승절 국경일로 삼고 있다.
클리치코 시장은 "공습경보를 무시하지 말고 (경보가 울리면) 즉각 몸을 피해달라"며 "앞으로 며칠 동안 우크라이나 모든 지역에서 미사일 폭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주의하고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러시아의 맹공이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세르히이 하이데이 루한스크 지역군 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전승절에 '대승리'를 선언하기 위해 루한스크주 점령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특히 루한스크주 중심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를 점령하고 싶어한다"며 "(세베로도네츠크를 점령하면) 러시아인들에게 대승리라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중요 산업 중심지로 최근 몇 주간 러시아군의 집중 포격이 이어졌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여전히 도시 안팎에 남아 이곳을 방어하고 있다.
하이데이는 러시아가 루한스크 내 루비즈네를 점령했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사실 그들은 더는 움직일 수 없다. 우리의 국가 방위군은 여전히 그곳에 있고 모든 적의 공격을 격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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